종묘 좌우 담장을 따라 떠나는 시간 여행, 순라길

Q. 최근 익선동 뒤 순라길이 화제인데요.

A. 네. 익선동은 이제 서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핫플레이스 중 하나인데요. 익선동을 근처로 또 다른 골목길이 최근 화제입니다. 바로 동순라, 서순라길이 그곳인데요. 종묘의 좌측과 우측으로 나뉘는 순라길은 담장을 따라 형성된 작은 길입니다. 원남동과 인의동을 아우르는 종묘의 우측 길인 동순라길은 총 길이 444M이며, 권농동과 봉익동을 아우르는 종묘 좌측 길인 서순라길은 길이 601M의 소로입니다.

Q. 순라길이요? 이름이 독특하네요. 역사가 꽤 깊나봐요?

A. 순라의 뜻은 ‘돌면서 순찰하다’라는 의미인데요. 조선 시대 순라군들이 치안을 위해 돌아다녔다고 하는 작은 길이 바로 지금의 순라길입니다. 또한 동궐이라고 불리던 창덕궁과 창경궁을 순찰하던 좌순청이 현재 종로 3가 근처에 위치하였기 때문에 순라길이라고 합니다. 특히 조선 시대에는 궁궐도 중요하지만 종묘를 더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이곳의 순라 경비가 더 빈번하게 일어났다고 하는데요. 당시 순라군들은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종묘를 비롯한 주변 궁과 도성 둘레를 순찰했다고 합니다.

Q. 어떤 것들을 볼 수 있나요?

A. 네. 서순라길은 마치 서울 안에 시간이 멈춰진 동네같은 느낌이에요.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좁다란 길에는 현대적인 카페와 함께 오래된 상점들이 남아 있어 독특한 느낌을 주지요. 일방통행에 자동차가 통행하기 버거운 길이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이 곳을 돌아다니는 사람들과, 최근 불고 있는 레트로 열풍에 맞물려 서순라길 역시 분위기 있는 갤러리 카페나 펍 등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동순라길은 종묘의 동쪽 담장길인데요. 이 곳에는 소규모의 조명 유통 가게나 군데군데 보물 상자처럼 작은 카페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돈화문국악당이 생기며 국악의 거리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서순라길과는 달리 아직 발전이 더딘 느낌이라 두 순라길에서는 같은 공간이지만 꽤나 다른 느낌을 받을 수가 있지요.

Q. 역사문화 탐방로로 지정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A. 네. 맞습니다. 원래는 한쪽은 주거지, 한쪽은 종묘를 경계로 하는 자연스러운 너비 2M의 흙길이었는데요. 1930년 도시화로 본격적으로 길이 생기고, 1995년 종로구에서 정비를 하면서 지금과 같은 순라길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원형이 자연스럽게 발생한 골목길 형태를 유지하고 있고 오래된 상점이 자리 잡고 있어 역사 문화 탐방로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2. 철강소와 예술 작업실의 만남, 문래동 예술촌

Q. 문래동 예술촌이라는 곳도 핫플레이스죠?

A. 네. 문래동은 일제 강점기 때부터 방직 공장이 많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었는데요. 그래서 인지 문익점의 목화 전래로부터 그 이름을 따와 문래동이라고 불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곳은 광복 이후에는 방직 공장이 잇던 곳에 철강이나 철제 상이 밀집하게 되었습니다. 철강 산업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문래동은 90년대 이후 철강 산업의 쇠퇴와 대다수의 철강 상가가 이전을 하는 바람에 텅 빈 공간이 되었는데요. 최근 젠트리피케이션 등으로 홍대, 연남동 등 주요 활동 지역에서 좀 더 저렴한 곳을 찾은 예술가들이 이 곳으로 밀려오기 시작하며 예술촌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습니다. 비어 있던 철강 상가들에는 100여개의 작업실이 자리하고 있으며, 예술가들이 그려 넣은 벽화 등 문래동만의 특별한 느낌이 관광객을 사로잡고 있지요.

Q. 문래동에서는 어떤 것들을 볼 수 있나요?

A. 흔히 문래동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말하기를 문래동은 ‘날 것의 느낌이 아름다운 곳’이라고 합니다. 꾸며지지 않은 골목이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요. 실제로도 기존에 사용하던 철강 상가를 그대로 활용한 카페나 서점 등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문래동을 더욱 신비롭게 만드는 것이 바로 벽화인데요. 그야말로 아무렇게나 그려진 벽화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미로 속에서 벽화와 마주치는 기분을 들게 하기도 하지요. 아직 이 곳을 떠나지 않은 철강 공장도 남아 있어서, 골목 벽화를 보며 동네를 돌다 보면 철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오기도 합니다.

Q. 가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

A. 네. 아래 지도를 첨부해드릴게요. 지하철 문래역에서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데요. 문래역 7번 출구로 나와 창작촌 표지판을 따라 직진하시면 낮은 건물이 눈 앞에 펼쳐지실 거에요. 그곳이 바로 문래동 창작촌입니다.

3. 수제화 전문 거리로 거듭난 성수동 수제화거리

Q. 성수동 역시 요즘 SNS에서 인기네요?

A. 네. 위에 두 곳과 비슷한 이유에서인데요. 옛 것에 대한 향수와 독특함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이 찾은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바로 성수동입니다. 수제화 공방과 카페, 창고 등이 자리했던 성수동에 재생 사업과 함께 문화 복합 공간들이 들어서게 되는데요. 독특한 외관과 성수동만이 가진 특유의 분위기가 입소문을 타며 지금은 서울의 대표 핫 플레이스가 되었지요.

Q. 수제화거리라는 곳이 유명하다고 들었어요.

A. 서울역, 그리고 명동에서 명성을 떨치며 전성기를 누리던 수제화는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전반적으로 쇠퇴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비싼 땅값을 내며 명동을 지키던 구두공장이나 수제화 상인들은 성수동으로 새로 보금자리를 틀게 되지요. 이후 대림창고 등을 이용하여 다양한 패션쇼 및 여러 행사들이 이루어지며 성수동은 조금씩 수제화로 이름을 날리게 되는데요. 최근에는 산업 활성화 프로젝트와 함께 가죽과 수제화 전문 거리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Q. 그것 말고 다른 것들은 무엇이 있나요?

A. 네. 위에 말씀드린 것 외에도 성수동은 카페 골목으로도 유명한데요. 수제화 상점 사이 곳곳에 자리한 분위기 있는 카페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특색 있는 맛집과 창고나 컨테이너를 개조한 카페 등도 성수동의 볼 거리 중에 하나입니다. 대표적으로 정미소와 부자재 창고 등으로 사용하던 대림창고는 현재 갤러리 카페로 성수동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에 하나입니다.

4. 인쇄소와 옛 아날로그 감성의 조화. 을지로

Q. 을지로를 찾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어요.

A. 네. 맞습니다. 인쇄소로 유명한 을지로도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골목길 중에 하나입니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문을 닫는 인쇄소가 늘어나며 이전에 성황을 누리던 을지로 골목은 휑한 공간으로 변모하였는데요. 임차료가 저렴한 을지로 임대 공간은 청년 사업가들이 차지하였습니다. 프랜차이즈가 몰려 있는 번화가와는 달리 허름한 상가 안 쪽에는 옛날 풍의 카페와 잡화점들이 속속들이 자리하였는데요. 인스타그램과 SNS를 통해 조금씩 알려지면서 을지로 역시 떠오르는 핫플레이스가 되었네요.

Q. 그렇군요. 이 곳이 갑자기 인기를 얻게 된 것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A. 네. 사실 을지로는 현재도 여전히 몇몇 인쇄소가 영업 중인 공간입니다. 겉보기에는 허름한 상가가 즐비하고 인쇄기의 소리가 나는 곳이지만 해가 진 이후 인쇄소 사람들이 일찍 문을 닫고 나면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하죠. 일명 ‘힙스터’ 들의 성지로 바뀌는데요. 허름한 상가 문을 열고 어두컴컴한 계단을 올라가면 그 안에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변합니다. 대부분 을지로 내에 유명한 곳은 빈티지한 느낌과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인테리어로 유명한데요. 간판이 없이 오로지 SNS 등의 홍보로만 가게를 운영한다는 것도 하나의 셀링 포인트가 될 수 있겠지요.

Q. 가는 방법을 알고 싶은데요.

A. 네 지도를 첨부해드릴게요. 주로 을지로3가역 남북으로 몰려 있기 때문에 하나씩 찾아보시는 재미가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