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성북동은 정확히 어디에 있는 것인가요? 이름의 뜻도 궁금해요. 소개해주세요.

A. 성북동은 북악산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서울 성곽 북쪽에 있다고 하여 성북동이라고도 합니다. 조선시대에는 누에 사육을 잘 할 수 있도록 제를 드리던 선잠단이 있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북동에는 선잠박물관이라는 것이 있을 정도이지요. 서울이지만 외곽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악산의 정기를 그대로 받는 곳이기 때문에 상당히 자연친화적이고 고즈넉한 분위기의 마을이기 때문에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랍니다.

Q. 그러고 보니 뉴스에서 많이 들어본 것 같아요. 연예인이나 CEO가 많이 사는 대표 부촌 아닌가요?

A. 네. 맞습니다. 많은 분들이 흔히 성북동 하면 서울의 대표 부자마을 이라고 떠올리시곤 하는데요. 한남동, 이촌동, 평창동과 더불어 대저택이나 단독주택이 많은 곳인데요. 실제로 성북동에는 대기업 CEO들의 주택은 물론이며 외교관 및 대사관저가 몰려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롯데, 현대, 두산 등 대기업들의 일가가 이곳에 있으며 네팔과 앙골라 대사관을 포함하여, 중국, 멕시코, 핀란드, 일본, 캐나다, 덴마크 등의 대사관저가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성북동을 중심으로 세련된 카페나 유명 쉐프의 레스토랑 등은 물론이며 각종 갤러리, 박물관 등도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렇게 부촌으로만 유명하며, 관광지와는 거리가 멀었던 성북동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유로는, 성북동 내에 위치하고 있는 ‘간송미술관’을 포함한 여러 미술관과 박물관이 매체에 소개되면서 더불어 깨끗하고 분위기 좋은 성북동이 함께 인기가 상승하였기 때문입니다.

Q. 이런 곳에 관광지가 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아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하나하나 소개해주세요.

A. 네 물론이죠. 한군데씩 대표 관광지를 소개해드리도록 할게요.

1. 길상사

성북동에 위치한 길상사는 아마 연배가 있으신 분들에게는 ‘대원각’이라는 요정으로 조금 더 유명할지도 모르겠네요. 길상사는 기생이었던 ‘김영한’에 의해 설립된 절입니다. 특히 유명한 시인 백석과의 러브스토리로도 조금 더 유명한데요. 백석의 시인의 등장하는 ‘자야’라는 여성이 바로 이 김영한이라고 하네요. 백석과 사랑하는 사이었으나, 기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는데요. 게다가 남북이 분단되며 백석과 영영 이별하게 되었고 이에 김영한은 성북동에 요정 대원각을 차렸습니다. 대원각은 1970-80년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요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하네요. 그러다가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크게 감명을 받아 법정스님에게 건물을 통째로 시주하여 1995년 길상사가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시가로 1000억 원이 넘는 액수였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지요?

군사 정권 시절 정치 밀담이 오고가던 개인실은 현재는 관광객에게 개방하여 템플스테이를 할 수도 있습니다. 매월 셋째, 넷째 주 주말 1박2일 코스로 템플스테이가 가능한데요. 일반 사찰과는 조금 다르게 요정이었던 대원각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뭇 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는데요. 이번 봄에는 이토록 아름다운 사연이 담긴 길상사에서 힐링을 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네요.

2. 심우장

이곳은 만해 한용운의 저택으로 알려져 있는 심우장인데요. 심우장이란 이름이 조금 생소하시죠? 불교 선종에는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는 과정을 잃어버린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한 열가지 수행 단계가 있는데요. 그 중 자신의 본성인 소를 찾는다는 심우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합니다. 심우장은 북향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보통 남향을 선호하는 옛 선조들의 방식과는 조금 다르지요? 다 이유가 있답니다. 남향으로 집을 지으면 조선총독부가 보인다 하여 일부러 북향으로 지었다고 하네요. 정말 대단한 의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실제로 만해 한용운은 꿋꿋하게 일제에 저항하며 생활하시다가 안타깝게도 해방 1년 전인 1944년 심우장에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현재는 만해 한용운의 글씨와 논문집 등이 보존되어 있어 관람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3. 최순우옛집

다음으로 소개시켜 드릴 곳은 최순우 선생의 옛집입니다. 최순우 선생의 이름은 잘 모르시더라도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서서’ 라는 책의 저자라고 소개하면 다들 아! 하는 얼굴을 하실텐데요. 최순우 선생은 생전 우리 문화재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던 분으로, 1930년대 지어진 이 한옥은 최순우 선생이 별세할 때까지 이곳에서 지내셨다고 합니다. 시민문화유산 1호로도 등록되어 있는 이 곳은 현재는 일반인에게 공개하여 최순우 선생의 친필원고와 수집엽서, 서화, 서적 등을 특별전시하거나 음악회, 전시회 등의 참여형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습니다.

4월에서 11월만 개방을 하며 12월에서 3월은 휴관을 한다고 하니 모처럼 한옥의 아름다움을 물씬 느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4. 한국가구박물관

한국가구박물관은 모든 관람이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가이드 투어로 진행되는 특별한 곳입니다. 한옥 10채를 복원하여 짓고 내부에는 고가구를 옮겨 넣어 마치 타임슬립을 하고 조선시대로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소유 중인 목가구만 무려 2500점이 넘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박물관이지만, 이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빅토리아 베컴, 브래드 피트 등 해외 유명 인사들이 들러 감탄을 금치 못한 곳이기도 한데요. CNN에서 소개한 서울에 가면 꼭 가봐야 할 곳 베스트 10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5. 성북선잠박물관

처음 소개 부분에 말씀드린 것처럼 성북동은 조선시대 누에사업이 잘 되도록 잠신에게 제를 올리던 선잠단이 있는 곳입니다. 잠신으로 알려진 중국 고대 황제의 비인 서릉씨에게 배향을 위해 단을 쌓은 것이 바로 선잠단인데요. 한 해의 안정과 풍요를 기원하며 지내던 선잠제는 왕실 의례 중 하나로 여겨질 정도로 중요시되었습니다. 성북동에 세워진 선잠박물관은 선잠단의 옛 기록과 복원의 현장까지 그야말로 선잠단에 대한 모든 역사를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평소에 잘 볼 수 없는 선잠제의 과정을 3D 영상을 통해 볼 수 있으며 개방형 수장고에서는 다양한 비단과 양잠 등에 사용된 도구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6. 성락원

가장 최근 소식을 전해드릴까 해요. 성북동에 있는 성락원이라는 곳인데요. 이 곳은 고종의 다섯째 아들인 의친왕이 별궁으로 사용하던 곳입니다. 한국의 전통 정원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국내 3대 전통 정원으로 손꼽히기도 하는 곳이지요. 일반 대중에게 공개를 하지 않았던 성락원이 3차례의 복원 공사를 끝내고 6월 11일까지 임시로 개방을 한다고 하는 반가운 소식이 있네요. 규모만 무려 약 4300여평인 이 거대 정원은 매주 월, 화, 토요일 하루 7차례에 걸쳐 개방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명승지 보호와 관람객의 집중을 위하여 회당 최대 20명 이하 사전예약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한국 가구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가이드를 따라 투어하는 방식이라고 하는데요. 특별 개방 이후에는 내년 가을이나 되야 오픈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서둘러 가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예약 및 자세한 사항은 한국가구박물관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정말 생각보다 많은 관광지가 있네요. 꼭 가보고 싶어요. 혹시 관광 투어 같은 것도 있나요?

A. 네. 비지트 서울에서 운영중인 도보관광을 이용하신다면 무료로 성북동 투어가 가능합니다. 길상사와 선잠단지, 최순우옛집과 심우장 등 위에 소개시켜드린 성북동의 관광지를 해설사의 해설과 함께 들으며 돌아볼 수 있는 유익한 코스인데요. 총 2-3시간 정도로 소요되는 이 코스의 경우 예약 인원이 3인 이상일 시에만 출발이 확정되며 http://dobo.visitseoul.net/ 에서 예약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