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얼마 전에 경복궁 영추문이 개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A. 네. 맞습니다. 경복궁의 서쪽 정문인 ‘영추문’이 지난해 12월 6일부로 개방을 했는데요. 이로써 경복궁은 4개의 정문으로 출입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영추문은 조선시대에는 문무백관들이 출입하던 문인데요. 임진왜란 때 경복궁이 전소되면서 이후 흥선대원군에 의해 재건되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는 전차가 지나게 되며 주변 석축과 함께 철거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요. 1975년 복원을 한 영추문은 약 43년만에 전면개방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같은 결심을 한 이유에는 ‘서촌’의 발전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경복궁 서쪽에 위치한 서촌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서촌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편히 경복궁에 방문할 수 있도록 전면개방을 했다고 하네요.

Q. 네. 서촌! 서촌에 대해 흥미가 생겼어요. 찾아보니까 세종마을 이라는 말로도 불리던데요.

A. 네. 서촌의 다른 말이 세종마을인데요. 서촌은 인왕산의 동쪽과 경복궁 서쪽 사이의 지역을 말합니다. 청운효자동과 사직동 일대를 말하지요. 서촌의 이름은 조선시대 ‘서촌’이라고 불렀다 하여 정해졌는데요. 이후 이 명칭이 사실은 서소문 일대를 말하는 것이라는 역사학자들의 지적과 함께 2013년 공식 명칭을 ‘세종마을’로 변경하였다고 합니다. 워낙 서촌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졌기 때문에 지금은 둘 다 사용하고 있는데요. 세종마을이라는 이름은 세종대왕의 생가터가 있다고 하여 세종마을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Q. 서촌은 역사가 깊은 곳인가요?

A. 네. 서촌 역시 역사가 깊은 한옥마을인데요. 조선시대에는 사대문 근처에 사는 것이 엄청난 부와 권력에 상징이었다는 것은 다 아시지요. 경복궁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왕족이나 권력층이 자리를 잡았던 서촌은 조선 중후기에 들며 권문세족들이 창덕궁과 가까운 북촌으로 이동을 하면서 역관과 의관, 화원 등 궁을 자주 출입할 수 있는 중인들이 많이 모여 살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선 후기에는 겸재 정선이나 추사 김정희 등을 중심으로 하는 시나 서화에 능한 예인들의 주 활동 무대이기도 하였습니다. 일제강점기와 근현대시대까지 여러 예술가들이 거주하고 활동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이상이나 노천명, 윤동주 등의 유명 시인들과 이중섭, 이여성 등의 화가가 거주하기도 하였는데요. 그래서인지 현재까지도 서촌에는 갤러리 혹은 전시공간이 많으며 한옥과 현대 건축물이 어우러진 독특한 풍경을 느낄 수 있습니다.

Q. 현대에까지 예술가들의 활동이 많다는 것이 흥미롭네요. 그런데 한옥이나 옛 터들이 많이 남아있네요?

A. 네. 맞습니다. 사실 서촌은 지리상 서울의 가장 번화가 중 한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서촌에 가시면 개량한옥 혹은 도시한옥과 옛 빌라, 현대 건축물 등이 다양하게 섞여 있습니다. 서촌 내에 위치한 한옥만 약 700여 채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독특한 건축 양식을 갖게 된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서촌의 위치가 경복궁과 청와대 인근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에 있어서 많은 제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제약 때문에 급속하게 발전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도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동네를 유지해왔지요.

Q. 그렇군요. 혹시 어떤 역사 관련 관광지가 있는지도 알 수 있을까요?

A. 네.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서촌 근처에는 시대에 따라 거주 계층이 조금씩 변화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많은 유적지가 있는데요. 우선 세종마을의 명칭에서 왔다는 세종대왕의 탄생 추정지 기념비가 있습니다. 기념비만 있는 까닭은 현재 세종대왕 생가와 관련한 정확한 위치가 역사적으로 나와있지 않아 고증을 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 이 부근 일대에서 태어나신 것을 추정하는 기념비만 세워두고 있다고 하네요. 그 외에도 권율과 이항복의 집터 역시 남아있습니다. 또한 인왕산 자락에 위치한 서촌은 명승지로도 유명했습니다. 그래서 인지 이 곳에 많은 세도가들이 별장을 지어 놀거나 하였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수성동 계곡인데요. 겸재 정선이 그린 장동팔경첩에도 등장하였으며 조선시대 역사지리서인 ‘동국여지비고’ 에서도 명승지로 소개된 곳입니다. 이 계곡은 한때 콘크리트로 덮여 주택가로 변모하였으나, 아파트 철거 후 옛 모습을 복원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청계천의 발원지이며 도롱뇽과 버들치 등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지요. 이 외에도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표본이라 불리는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의 우당기념관, 윤동주 시인의 하숙집 터 등이 있습니다.

Q. 그 외에 서촌의 볼거리는 어디인가요?

A. 네. 아래 한 군데씩 자세히 설명해드릴게요.

1. 통인시장

서촌하면 무엇보다도 기름떡복이와 엽전도시락으로 유명한 통인시장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방송 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진 통인시장은 바로 서촌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는데요. 독특하게 시장 내에서 엽전을 구매한 후에 엽전으로 다양한 간식을 사먹을 수 있습니다. 이 곳의 가장 특징적인 떡볶이가 바로 기름떡볶이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국물이 자글자글한 떡볶이가 아니라 큰 무쇠철판에 기름과 함께 볶아서 만드는 기름떡볶이는 쫄깃한 맛이 일품이지요.

2. 대림미술관

대한민국 최초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 시작한 대림미술관은 현재는 다양한 분야의 전시가 활발하게 열리고 있습니다.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에 오르고 있는 전시전도 많이 열리고 있으니 서촌에 가보신다면 함께 들려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3. 상촌재

상촌재는 경찰청 소유 한옥 폐가를 종로구에서 복원하여 전통한옥 문화공간으로 새단장 하였는데요. 19세기 말 전통 한옥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상촌재 에서는 한옥, 한복, 전통공예, 세시풍속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상촌재의 별채는 한글 관련 전시실로 운영하고 있는데요. 세계 학자들의 한글 예찬을 담은 영상을 포함하여 한글의 창제 목적과 원리 등 한글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상촌재는 2018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우리사랑상을 수상하는 영애를 얻었다고 하니 한번쯤 가보셔서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를 느껴보는 것도 좋겠지요.

4. 대오서점

대오서점은 가수 아이유의 앨범 자켓 촬영 장소로 알려짐과 함께 뉴트로 열풍이 불어오며 급격하게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인데요. 1951년 개점한 헌 책방으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라고 합니다. 한옥의 창고를 개조해 만든 대오서점은 점점 서점을 찾는 손님이 많아지면서 창고 밖 한옥 내부에도 책을 진열하였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만점인데요. 방탄소년단의 한 멤버가 이 곳을 찾았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일명 ‘덕후 투어’의 한 코스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고 하네요. 대오서점은 현재는 카페를 운영중에 있습니다. 내부에는 풍금을 비롯한 옛날 악기가 있는데, 누구나 서점 안의 악기를 연주해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또한 전시회나 공연도 때로 열린다고 하니 운이 좋으시면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기는 북카페 내부에서 전시를 볼 수도 있으시겠네요.

5. 이상의 집

개량한옥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 곳은 바로 천재 작가였던 이상을 기억하며 만든 공간입니다. 실제로 이상이 1912년부터 1933년까지 약 21년을 이곳에서 살았다고 하는데요. 지금 보는 집의 느낌은 아니었겠지만, 이 자리에서 이상의 작품이 탄생했다고 하니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상의 집에는 이상의 작품 약 150여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한 때 철거될 위기에 처했던 이곳은 시민의 모금과 기업의 후원으로 재탄생한 점에서도 의미가 있는데요. 이상의 책이나 사진 등을 보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문화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6.황학정 국궁전시관

황학정은 고종 황제때 우리 민족 전통의 활쏘기를 중흥시키고자 1899년에 세워진 활터입니다. 현재는 국내 유일의 활터 문화재로 서울시 유형문화재 25호로 지정되어 있는데요. 황학정 내부 국궁전시관에는 국궁의 역사, 활의 특수성, 활쏘기 문화를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보거나 직접 활쏘기를 체험해 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