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2019년 새로운 키워드가 ‘카멜레존’ 이라고 하던데 이게 무엇인가요?

A. 네. 카멜레존은 말씀하신 대로 2019년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 중 하나인데요. 온도나 상황에 따라 피부색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카멜레온과 ZONE을 합친 카멜레존은 한 공간이 여러 가지의 복합적인 공간으로 뒤바뀌며 소비자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도서관이나 전시관 속에 카페, 옷 가게 브랜드 속에 디퓨저 체험 공간, 자동차 전시장과 레스토랑 등 두 가지 이상의 다른 업종이 한 공간을 공유하면서 소비자에게는 더 다양한 소비 생활을 촉진시키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Q. 그렇군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공간들이 창출되고 있네요.

A. 네 맞습니다. 온라인의 성장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들의 매출 하락과, 자극적이고 센스 있는 것을 선호하는 현대 사회의 트렌드가 가져온 변화겠지요. 최근 내국인은 물론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통하여 정보를 얻는데요. 그만큼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겠지요.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카멜레존 역시 관광객에게 단연 인기입니다. 쇼핑을 하면서 체험을 하고, 멋드러진 인테리어와 함께 사진을 찍는 공간은 짧은 시간 속에서 좀 더 효율적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한정적인 관광객에게도 매력적인 공간이 되겠지요?

Q. 혹시 소개해 줄만한 ‘카멜레존’ 이 있을까요?

A. 네. 그렇다면 몇 군데를 소개시켜 드릴게요. 아래를 확인해 주세요.

1. 반도카메라

강남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인 반도카메라는 카메라 브랜드로 유명한 ‘라이카’와 ‘핫셀블라드’를 포함하여 사진, 영상에 대한 다양한 것을 볼 수 있는 복한 공간입니다. 특히 1층은 카메라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고가의 카메라부터 한정판까지 평소에 볼 수 없는 다양한 카메라를 볼 수 있어 카메라 매니아들에게는 최고의 공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카메라 뿐 아니라 카메라의 부속품과 드론, 천체 망원경 등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카페와 라이브러리, 교육실과 옥상정원까지 카메라 구입은 물론이며 전시품을 구경할 수도 있는 공간이지요.

2. 맥심 플랜트

얼굴만 봐도 안다는 국민배우의 카피라이트 문구로도 유명한 ‘맥심’. 용산 한강진역 부근에 위치한 맥심 플랜트는 도심 속 정원, 숲속 커피 공장이라는 컨셉으로 세워진 공간입니다. 단순한 카페가 아닌 커피를 이해하고 문화를 전달할 수 있는 곳인데요. 지공상온도하 2층의 로스팅룸 및 아카데미에서는 커피 교육이 이루어지며, 지하 1층 라이브러리에서는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1-3층은 거대 카페인데요. 단순한 카페가 아닌 그동안의 맥심의 다양한 원두로 커피를 즐길 수 있으며 아카이빙이 되어 있기 때문에 ‘맥심’ 브랜드의 역사를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분이시라면 꼭 가봐야 할 핫플레이스지요.

3. 더 고택

용산 경리단길에 위치한 더 고택은 패션 부띠끄 아바 인터네셔널이 만든 첫 문화공간입니다. 음악, 영화등의 예술 컨텐츠를 제공함과 동시에 디자이너의 의류를 판매하는 부띠크 샵인데요. 그렇다고 이 곳이 단순한 쇼핑 공간은 아닙니다. 세련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내부 공간에서는 논알콜 음료를 마시는 드링크 바가 운영되며, 또한 홈메이드 요리를 맛볼 수도 있습니다.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닌 그야말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인 셈이지요.

4. 공상온도

홍대 하면 떠오르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예술가’이지요. 공상온도는 바로 이런 예술가들의 아지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페를 기반으로 한 대안공간인 공상온도는 독립서점과 카페, 공연장이 합쳐진 그야말로 ‘카멜레존’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쪽에는 독립 출판물과 음반, 상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대관해주는 곳이기 때문에 신진 아티스트들

의 전시회를 볼 수도 있지요.

5. 피크닉

남산 언저리에 세워진 이 공간은 최근 남산의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제약회사가 쓰던 공간을 재구성한 ‘피크닉’이라는 곳인데요. 이름처럼 마치 피크닉을 즐기러 오는 기분으로 찾아갈 수 있는 장소입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여유로운 커피 한 잔을 즐기던 카페는 저녁 6시가 되면 와인 글라스가 놓이는 바로 변신합니다. 미쉐린 1스타의 레스토랑이 3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4층과 루프탑에서는 전시회가 열리지요. 2층에서는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와 출판사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지하에는 책방이 운영중입니다. 그야말로 문화부터 예술, 그리고 인스타 감성까지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종합공간입니다.

Q. 오래된 곳을 개조하여 복합문화공간을 만든 곳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A. 네 마찬가지로 아래를 확인해 주세요.

1. 서울 도서관

서울 시청 앞에 위치하고 있는 구 시청본사인 서울도서관 역시 복합 문화 공간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서울 도서관의 건물은 1926년 세워졌습니다. 일제가 한국 침탈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서울의 지배를 위해 만들어진 경성부청사가 바로 이것인데요. 이후 서울시청으로 오래토록 사용되던 곳이 2008년 철거 예정이 되었고, 문화재 지정이 되면서 철거 대신 서울 도 서관이라는 이름으로 2012년에 개관되었습니다. 단순히 시민들에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구 서울시청의 철거 과정을 담은 전시관과 이전 서울시장실을 재현한 곳을 볼 수 있지요. 또한 지하 1-2층은 소통의 공간으로 세미나나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니 열린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2. 문화역 서울 284

프랑스의 오래된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만들어 파리 3대 미술관 중 하나가 된 오르세 미술관처럼 서울에도 기차역이 새로운 문화공간이 된 곳이 있는데요. 바로 구 서울역인 문화역 서울 284입니다. 1925년 일제가 세운 이 곳은 경성역으로 사용되었는데요. 당시 평양과 만주를 지나 유라시아 대륙을 점령하고자 했던 제국주의의 시작점이기도 하였습니다. 해방 이후 서울역으로 사용되면서 많은 분들에게는 익숙한 곳일텐데요. 2003년 새로운 서울역사가 건설되면서, 이 곳은 2011년 문화역 서울 284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기차 플랫폼이 아닌 문화 플랫폼으로 뒤바뀐 것이지요. 내부에는 각종 설치 미술과 함께 다양한 전시를 볼 수 있는 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RTO 공연장에서는 공연을 볼 수도 있습니다. 2월 17일까지는 ‘커피사회’ 라고 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이상의 소설 날개에서도 경성역에서 커피를 한 잔 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요. 100년전 모던보이와 모던걸이 커피 한 잔을 하며 낭만을 논한 것처럼, 멈춘 시간 속에서 그 때 그 시절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군요.

3. 보안여관

경복궁 서쪽에 위치한 서촌은 최근 몇 년 사이 서울의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 한 곳입니다. 특유의 개량 한옥과 많은 예술가들의 발자취가 묻어 있는 곳인데요. 그 중에서도 구 보안여관, 현재는 보안 1942라는 이름의 복합문화공간은 단연 화제입니다. 2004년도까지 여관으로 영업한 보안여관은 미당 서정주 시인이 일제 강점기 시인들과 함께 묵었던 곳으로도 유명한데요. 2007년부터 미술관으로 탈바꿈한 보안여관은 카페는 물론이며,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내부가 특히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2층에서는 전시관과 함께 옛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호텔과 서점 역시 함께 운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지요.

4. 행화탕

마포구 애오개역의 위치한 ‘행화탕’은 최근 유행에 민감한 힙스터들의 성지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이 곳은 2011년까지 주민들을 위한 목욕탕으로 사용되던 공간인데요. 무려 60년동안 목욕탕으로 사용되던 이 곳은 ‘예술로 목욕합시다’ 라는 모토와 함께 재활용 되었는데요. 현재는 카페와 함께 전시나 파티, 공연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