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인류무형문화유산. 이름이 생소해서 그런지 잘 감이 오지 않아요. 어떤 것인가요?

A. 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은 흔히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라고 말을 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무형의 전통 문화들이 그 대상인데요. 공동체와 집단 등이 환경이나 자연, 역사의 상호작용에 따라 창조, 구전해온 기술이나 공연예술, 지식, 문화적 표현 모든 것이 무형유산이 될 수 있습니다. 1997년 산업화와 현대화를 거듭하면서 소멸되고 있는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고자 처음으로 무형유산 걸작 제도를 채택하였으며, 이러한 유네스코의 노력과 무형유산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며 2003년 무형문화유산 보호 협약을 채택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게 되었지요.

Q. 그렇군요. 아무래도 형체가 없는 유산이다 보니 범위나 기준 등을 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A. 네 맞습니다. 형체가 없기 때문에 반대로 말하자면 형체가 없는 모든 문화가 무형유산으로 등록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유네스코 협약에서는 범위와 특징을 정해두고 있는데요. 우선 무형유산의 전달체로서 언어를 포함한 구전 전통 및 표현 이거나 전통음악, 무용 및 연극 등을 포함한 공연 예술, 자연 및 우주에 관한 지식, 전통 기술 등의 부분이죠.

Q. 앞에서 배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로고가 조금 다른 것 같은데요.

A. 네. 인류무형문화유산의 로고는 보시다시피 도형들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자세히 보시면 삼각형과 사각형, 원이 서로 끊기지 않고 연결되어 하나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형태가 없는 무형유산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네요.

Q. 우리나라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알고 싶어요.

A. 네. 우리나라는 현재 총 20개의 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무려 세계에서는 총 3위의 무형문화유산 보유국입니다. 세계문화유산이 유럽에 집중해 있는 반면, 무형문화유산은 중국, 일본, 한국 등 대부분 아시아에 집중되어 있는 편이지요. 실제로 독일의 경우 2개, 프랑스가 15개, 그리스가 5개인 것에 비해 엄청난 숫자임을 알 수 있지요? 그럼 어떤 것들이 등재되어 있을까요? 아래의 표를 한 번 확인해 주세요.

Q. 오, 아는 것도 있고 생소한 것들도 있어요. 20개를 다 설명해주시기는 힘들겠지만 몇 개라도 소개를 시켜주실 수 있으신가요?

A. 네 그럼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선정하여 소개해드리도록 할게요.

1.종묘 제례 및 종묘 제례악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에서 매년 거행하는 제향의식과 그 음악을 말합니다. 종묘제례는 매년 양력 5월 첫 번째 일요일에 춘향대제와, 11월 첫 번째 토요일에 추향대제 이렇게 두 차례 봉행되고 있습니다. 종묘제례악은 종묘 제례를 할 때 연주하는 궁중아악을 말하는데요. 세종대왕 시절 완성되었습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사물놀이처럼 흥겨운 느낌은 아니지만, 종묘의 넓은 건물 앞에서 웅장하게 울려퍼지는 제례악은 또 다른 한국의 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2. 강릉단오제

강릉단오제는 2005년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 등재되었는데요. 강릉 최대의 향토 제례 의식인 강릉 단오제는 산신령과 수호신에게 제사를 지냄과 동시에 굿과, 관노가면극, 시낭송, 민속놀이 등이 개최됩니다. 전국 최대 규모인 ‘난장’ 이 열리는 것도 중요한 행사 중 하나입니다. 이곳에서 토산물과 공예품 등이 판매되고 맛좋은 음식들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지요. 특히 강릉단오제는 유교와 무속신앙, 불교, 그리고 제례의식이 공존한다는 점이 특징인데요. 현재도 강릉시장을 비롯한 기관장들이 제례 의식의 제관직을 수행하며 단오선 부채 만들기, 술 담그기, 가면 만들기, 창포물의 머리 감기 등의 여러 행사를 참여가 가능합니다.

3. 처용무

궁중 무용 중 하나인 처용무는 음력 섣달그믐날 악귀를 쫓는 의식인 나례에서 복을 구하며 춘 춤입니다. 동해 용왕의 아들인 처용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어 천연두를 옮기는 역신으로부터 아내를 구해낸 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오방을 뜻하는 흰색, 검정색, 노란색, 붉은색, 파란색의 오색 의상을 입은 5명의 남자들이 추는 춤입니다. 처용 설화와, 민속 신앙 그리고 유교 철학이 결합한 것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는 처용무는 탈의 제작 과정 또한 전통 장인의 손길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크게 인정받았다고 하네요.

4. 대목장

대목장이란 말은 한국의 전통 목공 기술을 가지고 있는 목수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 중에서도 건축물의 기획이나 설계 등 전체 공정을 책임지는 사람을 대목장이라고 하는데요. 대목장이 되기 위해서는 몇 십년의 훈련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또한 전문 지식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로 이어져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력과 재능도 필요하지만 엄청난 정신력은 필수겠지요. 특히 대목장의 경우 전통 한옥이나 국보급 건축물에 이르는 역사적인 건축물을 유지 복원하며 한국의 전통 건축의 명맥을 잇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5. 농악

2014년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농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중 공연 예술 중에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한국분이시라면 농악이라는 말을 들으시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으실 텐데요. 오방색을 차려입고 화려한 모자를 쓴 사람들이 장구, 꽹과리, 북, 징 등을 치고 태평소를 부르며 요란스럽게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일 텐데요. 이토록 농악은 예부터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며 연주나 행진, 춤, 연극 등을 하며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는 공연입니다. 다른 무형문화유산과는 다르게 농악은 자연스럽고 자발적인 방식으로 전승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나라 ‘흥’ 문화의 대표주자답게 학교나 동호회, 공교육 현장에서도 농악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아마 농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Q. 전에 말씀해 주신 부분 중에 아리랑이나 김장이 남북에 공동으로 등재되어 있다고 들었어요.

A. 네. 잘 기억하고 계시네요. 2018년도에 씨름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었는데요. 이전과 다른 점은 남북 공동 등재라는 점이지요. 그런데 아리랑과 김장의 경우 남과 북에 등재가 되어 있긴 하지만 각각 따로 등재가 되어 있습니다. 사실 무형문화유산의 경우 독특한 몇 개의 문화를 제외하고는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등재하거나 뒤늦게 추가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요. 예를 들어 매사냥의 경우 몽골과 스페인, 프랑스, 아랍에미리트 등 동서양의 11개 나라가 함께 지정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것처럼 아리랑은 남한과 북한에서 각각 2012년, 2014년에 김장 문화는 2013년, 2015년에 따로 등재가 되었는데요. 이번에 씨름이 공동으로 등재됨에 따라 추후 아리랑과 김장 역시 공동 등재의 형태로 재등재될 가능성도 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