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다크 투어리즘 이라는 말이 무엇인가요?
A. 다크 투어리즘이란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는 관광의 한 종류입니다. 전쟁이나 학살 등 다양한 비극적 역사 현장, 혹은 재난이나 재해가 일어났던 곳을 돌아보면서 슬픈 과거를 단지 둘러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겨내고자 하는 다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미래의 교훈을 얻는 투어입니다. 한국어로는 ‘역사교훈여행’이라는 말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Q. 전 세계적으로 어떤 곳이 있는지요.
A. 네 전세계적으로 상당히 많은 곳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다크투어 하면 바로 떠오르는 몇 군데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가장 유명한 장소로는 제2차 세계 대전 때 400만명의 유대인이 참혹하게 학살당한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있겠는데요. 실제로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되어 있으며, 내부에는 실제로 사용이 되던 생체 실험실, 고문실, 가스실 등을 볼 수 있으며 그 뿐만이 아니라 희생자들의 실제 신발, 옷, 머리카락 등도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학살의 장소만 다크투어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요. 끔찍한 테러 사건 중 하나인 9.11 테러 당시 폭파된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부지인 그라운드 제로, 방사능 유출로 입장이 금지되었던 체르노빌 원전, 원자 폭탄의 피해 유적지인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등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크투어 장소입니다.
Q. 체르노빌 원전은 여전히 방사능 때문에 출입이 금지된다고 들었는데 이 곳을 투어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A. 네. 가능합니다. 그러나 원전 사고가 일어났던 체르노빌의 경우 개인적인 입장이 금지됩니다. 1-3존 까지로 나눠지는 체르노빌의 경우 여권검사가 매우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대부분 방사능 수치가 내려가 있고 실제로 투어 시에 방사능 검사기로 확인을 시켜주고는 있지만 입장 전에 방사능 물질로 인해 건강에 문제가 생겨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서약서의 서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정부의 허가를 받은 여행사 투어로만 가능하며 개인 관광은 불가능하지요. 약 10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체르노빌 원전 근처까지 투어를 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실제로 인기가 매우 많다고 하네요.
Q. 그렇군요. 혹시 한국에도 다크투어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 있나요?
A. 물론입니다. 우선 한국에는 대표적인 다크투어 장소로 DMZ와 JSA가 있습니다. 이 두 곳에 대해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길기 때문에 이 부분은 다음 화에서 자세하게 설명을 드리는 것으로 할게요. DMZ와 JSA를 제외하고도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가 담겨 있는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한국 전쟁의 비극을 담고 있는 전쟁기념관, 을사늑약의 장소 덕수궁 중명전 등 서울에만 해도 많은 다크투어 장소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제주의 4.3 평화공원, 한국 전쟁 당시 포로군들이 갇혀 있던 거제도 포로 수용소 등도 한국에 유명한 다크투어 장소들입니다.
Q. 아하, 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은 어떤 곳인가요.
A. 네. 서대문 형무소의 역사는 1908년 시작합니다. 경성감옥 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생겨난 이곳은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수용되며 악명을 떨치는데요. 독립 만세 운동이 시작되면서 독립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계속해서 수감자가 증가해 이 곳 역시 증축을 거듭하게 됩니다. 이 곳에서 독립운동가들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많은 고문을 당하면서도 조국을 위하여 독립만세를 외치며 굴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지금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는 독립운동가들의 옥중 일기를 비롯하여, 지하에는 고문실을 재연해놓기도 하고 실제 사형장도 구석에 마련되어 있어서 당시 참혹했던 과거를 떠올리게 합니다. 광복 후에는 서울형무소, 서울교도소, 서울 구치소 등으로 이름이 바뀌며 독재와 군부정권에 저항하며 민주화 운동을 하던 민주인사들이 투옥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서울 올림픽을 맞아 도시화 사업의 일환으로 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으로 이전되면서 그 기능을 상실하였는데요. 그 이후로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이라고 하여 민족의 아픈 과거를 잊지 말고 역사적인 가치를 생각하자는 취지로 현재는 박물관 및 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Q.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 가고 싶은데요. 주의사항이 있을까요.
A.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일입니다. 또한 현재 도슨트 관람이 가능한데, 도슨트 안내의 경우에는 한국어, 일본어, 영어, 중국어로 관람이 가능하며 사전에 예약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또한, 아무래도 장소가 장소다보니 무엇보다 주의할 점은 바로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혹한 과거를 마주하며,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희생한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생각을 해보는 공간이기 떄문에 조금 더 진지하고 신중한 자세로 견학을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그것이야말로 다크 투어를 맞이하는 가장 좋은 자세겠지요.
Q. 전쟁기념관은 또 어떤 곳인가요.
A. 전쟁기념관은 삼각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전쟁에 대한 자료 및 사건을 기념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전쟁기념관은 1994년에 개관하였습니다. 한국전쟁을 비롯한 수많은 전쟁에서 국가를 지킨 선열들의 위업을 기리는 곳인데요. 무려 16만명에 달하는 전사자 명부가 봉안되어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전쟁역사실에서는 선사시대때부터의 일제강점기까지의 자료가 전시되어 있기도 합니다. 밖으로 나오면 배 한척을 볼 수 있는데요. 바로 2002월드컵 당시 벌어진 연평해전 때 북한군과 치열한 사투를 벌인 참수리 357호정을 고대로 재현해 놓은 것입니다. 전쟁기념관에서는 이 외에도 다양한 4D 체험존을 통해 전쟁을 간접적으로나마 실감나게 체험해 볼 수가 있습니다. 전쟁의 아픈 역사를 오랫동안 기억하며 많은 순국 선역들을 지키는 것. 그것이야말로 다크 투어의 참된 순기능이 아닐까 싶네요.
Q. 그 외에 서울에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요.
A. 네. 이 외에도 많은 다크 투어 장소가 있는데요. 우선 남산 국치의 길이라는 곳을 알려드릴게요. 남산 국치의 길은 한글의 첫 자음 ㄱ을 따서 기억하겠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ㄱ자의 길입니다. 국권 상실의 역사 현장을 직접 걸어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남산 국치의 길은 1.7km의 탐방로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과거 치욕의 장소였던 곳들의 터를 표석으로 제작하여 그곳을 잊지 말자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부터 백범광장까지 이어지는 ㄴ마산 국치의 길에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 공원을 비롯하여, 조선 통감부 터, 총복부 터, 노기신사 터 등 다양한 옛 건물 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제 강점기 시대 을사늑약이 이루어졌던 장소인 덕수궁 중명전 역시 다크투어의 대표적인 장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는 덕수궁 담 바깥 쪽에 위치하여 사실 이 곳이 중명전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별로 없기도 한데요. 빨간색 벽돌로 만들어진 서양식 건물인 중명전은 현재 일반인에게도 공개중인 곳입니다. 내부는 대한 제국과 덕수궁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꾸며져 있고 특히 을사늑약이 체결되었던 장면을 재현해놓기도 하였는데요. 덕수궁을 둘러보시면서 돌담길에 위치한 중명전을 한 번 가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작성일 : 18-08-17 17:38
조회 : 1,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