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인사동을 지나다가 어떤 궁 같은 곳을 봤는데 이곳도 궁인가요?

A. 네. 운현궁을 보셨나보군요. 운현궁은 구름재라는 뜻으로 흥선대원군의 사저인데요. 고종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합니다. 원래는 사저였지만 고종이 즉위하며 왕의 잠저라고 하여 ‘궁’이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 이전에는 훨씬 규모가 큰 궁이었지만 일제강점기 시대 다른 궁과 마찬가지로 규모가 많이 줄었지요. 운현궁에서는 고종과 명성왕후 민씨가 가례를 치른 노락당을 비롯하여 노안당, 이로당 등과 같은 몇채의 전각이 남아있습니다.

Q. 아, 그곳이 운현궁이라는 곳이군요. 그러고 보니 들어본 적이 있어요.

A. 네. 운현궁은 사실 4대궁 만큼 규모 면이나 인지도 면에서 월등하진 않지만 한국 근현대사에서는 아주 중요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대원군의 정치적 장소로서 매우 유서가 깊은 곳이라고 할 수 있지요. 고종이 즉위하기 전까지는 보잘 것 없는 사저였지만, 고종 즉위 후에 본격적으로 흥선대원군이 집권을 시작하며 궁궐이라고 불릴 만큼 확장되었는데요. 사저였던 만큼 일반 궁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단청은 없지만, 넓지막한 공간은 궁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다른 엄숙함을 느끼게 합니다.

Q. 예전에 기사에서 어떤 드라마 촬영지였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A. 네. 고즈넉한 분위기의 운현궁은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궁과는 또 다른 수수한 느낌이 관광객을 사로잡습니다. 그 때문인지 예전부터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많이 사용이 되었습니다. 궁궐 로맨스 ‘궁’을 비롯하여 ‘더킹투하츠’ 등 현대와 과거를 넘나드는 소재의 드라마 촬영지로 많이 사용이 되었지요. 최근에는 엄청난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 알려지며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한류 스팟이 되었습니다. 도깨비에 나온 곳은 도깨비집이라고 불리는 운현궁의 양관인데요. 비운의 왕자 ‘이우왕자’의 공저로도 알려진 양관은 새하얀 서양식 건물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 곳은 사실 운현궁 내부가 아닌 덕성여대 캠퍼스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덕성여대 및 중고등학교와 유치원이 위치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고 있는데요. 휴일이나 주말에는 그래도 경우에 따라 들어갈 수도 있다고 하네요.

Q. 우와. 저도 참 좋아한 드라마들이에요. 그런데 운현궁은 어떤 체험을 할 수 있나요?

A. 네. 좋은 질문이네요. 마침 돌아오는 다음 달 10월 20일에는 운현궁 앞마당에서 고종, 명성황후의 가례 재현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운현궁에서 가례를 진행했던 만큼 더 뜻깊은 행사가 되겠지요. 10월 6일부터는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추억의 통기타 콘서트가 열립니다. 특히 단풍이 흐드러진 가을에 아름다운 운현궁에서 멋과 정취를 느끼기에 최고겠네요. 10월 28일까지는 일요일 오후 2시에 전통 예술 공연을 감상 할 수 있어요. 또한 토요일과 일요일 11시,1시,4시에는 전통혼례가 열리는데요. 운이 좋다면 전통 혼례를 직접 눈으로 보실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도 있겠네요. 그 외에도 다도차실과 난그림 그리기, 전통의상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체험은 아래 표를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Q. 그렇군요. 운현궁에 관련된 정보를 더 알고 싶어요.

A. 네. 운현궁의 관람시간은 하절기(4월초~10월말) 9:00~19:00 동절기(11월초~3월말) 9:00~18:00입니다. 입장 마감은 30분 전이니 반드시 기억해주세요. 또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체험을 제외한 궁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3호선 안국역 5번 출구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매우 편리하지요. 올 가을은 단풍이 알록달록 물든 운현궁에서 옛 정취를 느껴보는 것은 어떠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