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5-0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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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김사장 찾기, 할머니를 위한 안내사들의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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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서울시관광…
 조회 :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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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11일 이윤우, 윤신애 안내사
- 서울에서 김사장 찾기에 도전한 안내사들의 이야기
2018년 2월 11일 오전 10시 30분경, 명동 예술 극장에서 근무를 마친 후 사무실로 복귀하던 중이었습니다. 내국인 70대 한 분이 다가오셔서 부동산의 위치를 알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정확한 부동산의 이름을 알고 계시는지 여쭈어보았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으며 명동에서 하고 있는 박사장님이라는 것만 기억이 난다고 하였습니다. 단서라고는 부동산 사장님의 성씨가 박씨라는 것과, 명동으로 오기 3일 전에 사장님과 통화를 했다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우선 3일 전 통화기록을 보고 하나하나 연락을 취해 보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여 할머님의 휴대폰에 남아 있는 전화 기록을 하나하나 눌러보아 박사장님을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통화가 된 사람들은 엉뚱한 사람이거나 혹은 연결이 되지 않아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통화 내역 중에 박사장님을 찾지 못하였는데 통화를 하신 것이 맞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였습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천안에서 명동까지 박사장님을 만나기 위해 오신 할머님은 매우 안타까운 표정을 하였습니다. 꼭 좀 찾아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우선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명동 내 검색된 부동산에 전부 전화를 걸어보았습니다. 전화연결이 되면 제일 먼저 사장님 성함을 여쭈어보았는데, 박씨 라는 성이 사실 흔한 성임에도 애석하게도 명동에서는 박씨 성을 갖고 있는 명동 부동산 사장님이 쉽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급한 대로 명동 예술극장 주변에 있는 부동산으로만 전화를 해보았기 때문에 2차로 중앙 우체국과 명동 성당 쪽으로 범위를 잡아 파트너와 함께 나누어 전화를 돌려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중앙 우체국 앞에서 박씨 성을 가진 사장님을 찾을 수 있었고, 사장님께 혹시 ㅇㅇㅇ할머니를 알고 계시는지에 대해 여쭈어보았습니다. 휴대폰에서 사장님의 ‘알아요’라는 답이 들리고 저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3일 전에 다른 전화기로 통화를 하신 탓에 할머님께서 갖고 계신 휴대폰으로 박사장님을 찾을 수가 없던 것이었습니다.
거동이 많이 불편하신 할머님께서 중앙우체국 까지 걸어가는데 상당히 불편할 것이라고 생각이 되어 옆에서 부축해드리며 함께 우체국 맞은 편에 있는 박사장님의 부동산까지 모셔다 드렸습니다. 할머니께서는 ‘고마워 총각’ 이라는 말을 계속 건네시며 저에게 의지하여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발길을 옮겼습니다.
이윽고 부동산 앞에 다다르자, 할머니께서는 이미 몇 번이나 감사의 인사를 전하신 것으로도 모자랐는지 주머니 안에서 만원 짜리 한 장을 꺼내서 제 손에 꼭 쥐어주셨습니다. 할머니께 괜찮다고 사양을 하였음에도 할머니께서는 너무 고마워서 그런다며 몇 번이고 권유하였습니다. 저희는 공적인 일을 하고 있어서 이런 돈을 받을 수 없다고 정중하게 사양을 하고 돌아가실 때도 조심히 돌아가시라는 말과 함께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할머니 휴대폰에 ㅇㅇ부동산의 사장님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저장을 시켜드렸습니다. 다음에는 꼭 이 번호를 눌러 전화를 하고 오시라는 말씀과 함께 안내를 종료하였습니다.
처음에 할머니께서 말을 거셨을 때 말로만 듣던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가 아닌가 싶어서, 사실 저조차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명동에 수많은 부동산이 있는데 전화번호도, 이름도 모르고 오로지 박사장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찾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타까워하시며 꼭 만나고 싶다는 할머니의 얼굴을 차마 외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정보력을 이용하여 헛걸음을 할 뻔 한 할머니의 지인분을 만나게 해드릴 수 있어서 정말 뿌듯하였습니다. 관광 통역과 관련한 일은 아니었지만, 길 위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저희를 필요로 하고 있는 많은 분들을 만납니다. 포기하지 않고 도와드리며 감사해하는 그 분들을 보면 참 이루 말할 수 없는 깊은 감동이 밀려옵니다. 앞으로도 명동을 지키는 레드엔젤로써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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