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12일  /  명동 움직이는 안내소  /  문효균 안내사


 - 2주간의 긴 시간동안 포기하지 않았던 안내사의 열정과 끈기가 찾아낸 소중한 관광객의 지갑


 
 

 3월 24일 오전 9시 30분 경, 명동 예술극장 앞에서 근무를 하고 있던 중 20대 일본인 여성 두 분이 다가와서 말을 걸었습니다. 무슨 일인지 연유를 여쭈어보니 지갑을 분실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지갑을 분실한 곳과 시간대, 지갑의 특징 등을 여쭈어보았는데 21일 밤 명동에서 동대문으로 가는 인터내셔널택시에 지갑을 두고 내렸으며 현금 결제를 하여 영수증을 받지 않아 택시 번호는 알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3일이나 지난 상황이었고, 단서가 마땅치 않았으며 다음날 출국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우선 관광객 분의 일정이 빡빡하였기 때문에 연락처를 받고 최대한 이 쪽에서 찾아본 후에 연락을 드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시간이 꽤나 지난 상황이었기 때문에 관광객 분은 반정도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시무룩한 모습을 보자 더 찾아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간절하였습니다.

다음 날 마침 개인적으로 인천공항에 갈 일이 있어 공항 인터내셔널 택시 데스크를 향한 저는 상황을 말씀드렸습니다. 택시 회사에서 바로 협조를 얻어 모든 택시에 분실물에 관한 공지를 하였으나, 1시간 후에 확인된 것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동시에 대중교통 통합 분실물 센터와 서울청 유실물보관센터, 경찰청 종합관리 시스템 을 통하여 해당 조건으로 관광객의 지갑을 찾아보았으나 확인이 되는 것은 없었습니다. 특히 경찰청 유실물 센터는 수시로 업데이트가 되고 신고율도 비교적 좋은 편이었기에 주기적으로 시간이 될 때마다 사이트에 들어가서 다양한 키워드로 검색을 하며 지갑을 검색하였습니다. 비슷한 색상의 지갑이 발견될 때면 해당 파출소에 전화를 하여 지갑 속 주인이 혹시 일본 분인지 확인을 하였습니다.

약 2주동안 계속 해서 검색을 하였지만, 상황은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찾을 확률이 많이 희박하다고 판단하여 계속 기다리게 하는 것도 죄송하여 사과의 연락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찾아보기로 마음 먹고 인터넷으로 택시 분실물에 관련된 것을 다시 검색하던 차 우연히 한 개인 블로거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티머니 택시 고객센터에 대한 소개였는데, 이 곳에 전화를 하여 분실물을 찾았다는 블로거의 포스팅의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았습니다. 티머니 고객센터에 전화하여 스마트 택시라는 곳을 안내받게 되었는데, 관계자분에게 다소 지난 일이긴 하지만 절박한 상황을 설명드렸고 스마트 택시 쪽의 허락을 구하였습니다. 스마트 택시 관계자 분께서 회사 소속의 택시 약 122대에게 메신저로 저희의 상황을 말씀해주시며 전체 공지를 띄워주셨습니다.

그리고 해당일 밤 10시 정도, 집에서 쉬고 있던 저에게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담당 택시기사님이셨는데 이 연락을 받고 다시 한 번 택시를 살펴보았는데 안 쪽에 꽂혀 있던 지갑을 발견하고는 전화를 해 주신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늦은 터라 다음 날 점심 무렵에 명동 롯데백화점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고 이튿날 저는 무사히 택시기사님께 관광객의 소중한 지갑을 인계받을 수 있었습니다. 꼼꼼하게 택시 내부를 다시 살펴주신 기사님께 몇 번이고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는 관광객께 받았던 연락처로 지갑을 찾았다는 연락을 하였습니다. 기대를 전혀 안하고 있었던 관광객은 너무나 기뻐하며 고마워했습니다. 이미 일본으로 귀국을 한 터라 배송지 주소를 확인하여 ems로 발송을 해드렸습니다.


3일 후에 관광객으로부터 지갑을 잘 전달받았다는 인증 사진과 함께 감사의 인사가 담긴 메시지를 전달 받았습니다. 사실상 저조차도 찾기가 쉽지 않겠다고 생각하였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관광객이 한국에 와서 소중한 지갑을 잃어버리고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 저에게 찾아왔을 때를 생각하며, 해보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음으로 약 2주간 찾아본 결과 이렇게 다시금 관광객에게 지갑을 돌려 주게 되어 참 보람있고 뿌듯하였습니다. 다시 관광객 분께서 안심하고 한국을 찾아오실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