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3일 / 북촌 움직이는 안내소 / 박병제, 강기훈 안내사

 

 - 단 한 명의 관광객을 위한 안내사의 헌신적인 노력



 10월 13일 오후의 일입니다. 어느 때와 다름없이 북촌의 제동 슈퍼 앞에서 열심히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60대의 내국인 여성 분이 오셔서 자신이 휴대폰을 식당에 두고 왔는데 그 식당이 어디인지를 찾고 싶다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문의해주셨습니다. 저는 우선 관광객 분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한 번 더 해보았지만,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혹시 식당 이름을 기억하시는지 여쭈어보았지만 관광객 분께서는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만 하셨습니다. 근처에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북촌에서 식사를 한 것이 맞으신지, 근처에 한옥이 많이 있었는지 차근차근 범위를 유추해 보았지만 뚜렷한 장소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중 자신의 남편에게 전화를 한 번 해달라는 관광객의 요청에 제 휴대폰을 이용하여 통화를 시도하였습니다. 다행히 남편분께서 전화를 받으셔서 이와 같은 사실을 말씀드리자 남편 분께서 매우 안도하시며 사실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기 때문에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고 하시며, 연락이 되지 않아 너무 애가 탄 상황이라고 말을 덧붙이셨습니다. 여의도에 계신 남편분께서는 지금 바로 출발할 테니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도록 함께 있어달라는 부탁을 하였습니다. 옆에 있던 강기훈 안내사에게도 이와 같은 사실을 말씀드리고 협조를 요청하였습니다.



 서로 안내를 진행하면서 최대한 관광객이 불안해하지 않고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저와 강기훈 안내사가 번갈아가며 말동무를 해드렸습니다. 약 30분 정도가 지났을까요. 저 멀리서 관광객의 남편분이 급히 달려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저희와 함께 계시던 관광객 분을 보고서는 와락 눈물을 흘리시고 정말 감사하다고 몇 번이나 인사를 하셨습니다. 택시를 타고 오면서 혹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닐까 많은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안전하게 같이 있어주셔서 정말 고맙고 덕분에 아무 일 없이 잘 해결이 된 것 같다는 말씀과 함께 제 두 손을 꼭 잡아주셨습니다.




 관광객 분도 남편 분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하며 북촌을 떠났습니다. 관광객 분께서 어떻게 북촌까지 오게 되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씀을 나누는 도중에 북촌은 정말 좋은 곳이라며 즐거운 여행이었다고 웃음 짓던 관광객의 얼굴이 생각납니다. 모든 관광객 분들이 북촌을 찾았을 때 이렇게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한 분 한 분에게 정성을 다해 안내를 해야겠다고 다짐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