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17일 / 명동 움직이는 안내사 / 변영은 안내사


- 출국 3시간 전 여권을 잃어버린 관광객, 과연 찾을 수 있을까요?



4월 17일 오후 2시경 명동 유니클로 앞에서 근무할 때의 일입니다. 태국 여성 관광객 4분이 급히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무슨 일인지 여쭈어보니 택시에 여권과 한국 돈 약 70만원 정도가 들어있는 작은 가방을 두고 내렸다고 하였습니다. 당장 오늘 5시 30분에 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긴급하게 파출소로 함께 갔습니다. 파출소로 발걸음을 옮기며 조금 더 자세한 상황을 들어보았는데, 1시간 전 쯤 경복궁에서 택시를 타고 명동역 6번 출구에서 하차하였으며 하차 시에 가방에서 돈을 꺼내 지불하고 미처 내릴 때 챙기지 못하였다고 하였습니다.



 혹시 택시 영수증이 있는지 여쭈어 보았지만 애석하게도 현금으로 바로 계산하고 따로 영수증을 받지 못하였다고 하였습니다. 택시 사진을 찍어둔 것은 없는지 다시 여쭈어보았는데 마침 택시 내부에서 서로의 사진을 찍어준 것이 있다 하였습니다. 함께 확인을 해보았지만 야속하게도 빛 때문에 택시 뒷좌석에 적혀 있는 택시 정보가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파출소에 분실 신고를 도와준 후 태국 대사관으로 안내를 하려고 검색을 해보던 차에 인터넷 상 비자 관련 업무가 12시까지만이라고 되어 있어 불안한 마음에 전화로 확인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한국어 상담원 연결을 5차례 시도하였으나 통화중이라는 말과 함께 자동 종료되어 관광객에게 상황을 설명 후 태국어 상담원 연결을 시도하였습니다. 다행히 전화가 빨리 연결되어 여권 사진 2장을 지참하고 오후 3시 전까지 도착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시간이 매우 급박하였기 때문에 여권 사진을 찍기 위해 가장 가까운 사진관으로 이동하려던 찰나에 다른 조로 근무하던 박민진 안내사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방금 파출소에서 전화가 왔는데 관광객의 것으로 추정되는 분실물이 습득 접수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파출소에서 분실 신고를 하면서 혹시 몰라 팀원들에게도 공지를 하였는데 정말 절묘한 순간에 분실물 습득 접수 전화를 받게 되어 저와 관광객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였습니다. 긴장이 풀린 관광객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습니다. 서둘러 다시 파출소로 달려갔는데 분실물은 이곳이 아닌 신촌 지구대로 접수되어 있는 상황이었고, 관광객들이 비행기 시간을 맞추기 위해 1분이라도 급히 가야 했습니다.


 
 급하게 택시를 태워드린 후에 안내를 마치는 순간까지도 관광객들은 계속 감사의 인사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구대에서 분실물을 되찾고 공항에 돌아가 비행기를 타기까지 문자를 통하여 연락하여 상황을 알려주었습니다.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공항에 도착하여 무사히 비행기를 탑승하였다는 관광객의 이야기에 저 역시 비로소 몇 시간동안 긴장한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태국 대사관과 통화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거나,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면 분실물 습득 소식을 듣고도 전달 하지 못해 답답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많은 관광객들이 한국에 와서 분실물로 인하여 곤경에 처하고는 합니다. 이번에는 정말 운이 좋게도 관광객이 분실물을 찾아서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여권과 가진 돈을 전부 잃어버린 관광객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저로서는 헤아릴 수 조차 없지만, 꼭 찾길 바라는 모두의 간절한 마음이 통한 것 같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심적인 택시 기사 분과, 저희 레드엔젤의 포기하지 않는 끈기로 되찾은 관광객의 소중한 가방. 아마도 태국 관광분들에게 한국의 서비스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기억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