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8일 / 명동 움직이는 안내소 /  강아로미 안내사



- 유학생도 예외는 아니다. 보이스피싱 사건.




6월 18일 오후 5시 경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경찰관 한 분이 다가오셔서 저희에게 통역을 요청하였습니다. 홍승채 안내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경찰관과 함께 명동의 파출소로 이동해보니 20대로 보이는 중국인 여자 4명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들의 표정이 매우 불안하고 안색이 좋지 않아 무슨 일인지 여쭈어보았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분들은 한국에 유학중인 중국인 유학생 분들이었는데, 한 분의 남자친구가 당일 어학당 수업 도중에 중국 대사관과 중국 장사 경찰서와의 전화 통화에서 신분이 도용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에 황급히 12시 반 경 숙소로 와서 여권과 외국인 등록증을 챙겨 나갔는데, 그 후부터 전화가 되지 않고 연락이 두절되어 파출소로 왔다는 사연이었습니다. 파출소에서의 전화를 포함하면 약 100통 이상의 전화를 걸어보았으나 통화중이라는 음성만 나오고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남자친구가 5시 경 현재 위치를 ‘위챗’ 어플을 통하여 보내주기 시작했으나 말투가 평소와 많이 달랐으며 그 위치가 홍대에서 신촌 등으로 계속 바뀌고 있었습니다. 또한 지금 급해서 그러니 돈을 빌려달라는 말을 갑자기 했다는 증언에 파출소 측에서는 보이스 피싱 피해로 판단하여 관할 지구대에 협조를 구하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파출소 측은 해당 지구대로 중국인 유학생들을 보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 하에 지구대의 위치를 알려 주었습니다. 홍대에 위치한 지구대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함께 동행 안내를 해드릴 수가 없어서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의사 소통이 되지 않을 것을 대비하여 관광경찰의 위치와 저의 명함을 따로 드리며 안심을 시켜드렸습니다.



6시경 사무실로 복귀하고 10분 정도 지나 근무자로부터 중국어 통역을 부탁한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받아보니 방금 안내했던 유학생들이었는데, 홍대에 있는 한 카페에서 남자친구를 만날 약속을 잡았는데 이 내용을 혹시 경찰에게 통역해 줄 수 있는지를 물어보았습니다. 파출소로 내려가 다시 한 번 통역을 도와드렸는데, 인상착의와 현재 위치 등을 경찰에게 알릴 수 있었고 조금 뒤 관할 지구대에서 경찰이 연락이 닿지 않았던 유학생의 남자친구분을 발견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영상통화로 명동 지구대에 전화를 걸어 중국 유학생 분들에게 이 사람이 맞는지 확인을 한 후 경찰 분들이 카페에서 남자친구를 무사히 데리고 나왔습니다.



피해자가 될 수도 있었던 이 남자친구의 말을 나중에 들어보니 마찬가지로 유학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개인 정보가 도용되면 유학 생활에 영향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어 주변의 말을 듣지 않고 보이스 피싱 조직이 하라는 대로 행동을 취한 듯 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아무 일 없이 잘 끝나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었습니다.



최근 보이스 피싱과 관련된 여러 범죄가 늘어나며, 유학생 분들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을 오늘의 사건으로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타지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보이스 피싱을 당한다면 얼마나 억울하고 심란한 마음일까요. 그래도 이번 사건을 무사히 해결하여 한국에서 유학을 하시는 학생 분들을 도울 수 있었기에 저 역시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