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18일 / 북촌 움직이는 안내소 /  정희란 안내사


 - 북촌 주민의 가족과 같은 고양이를 함께 찾아준 어느 봄날의 이야기



  3월 18일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 불던 봄날의 일입니다. 오후 6시 25분경 근무 복귀를 위해 사무실로 이동하던 중 외국인 여성 한 분이 급하게 뛰어와 고양이를 잃어버렸다며 혹시 근무하다가 고양이를 보았는지 여쭈어보았습니다. 근무 중에 따로 눈에 띄게 돌아다니던 고양이를 발견하지 못한 터라 보지 못하였다고 답하였는데, 눈물을 보이시며 급하게 7경이 있는 곳으로 뛰어가셨습니다. 이후 파트너와 함께 다시 복귀를 하러 발길을 돌리는데 자꾸만 머리에서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 파트너분께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렸더니 파트너도 마침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다고 하였습니다. 급히 뒤따라가서 혹시 사진이 있는지, 어떤 종류의 고양이인지를 여쭈어보자 외국인 여성분은 저희에게 사진 한 장을 보여주었습니다. 혹시 우리가 발견하면 알려주겠다고 말씀드린 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골목을 돌아보며 복귀하기로 하였습니다. 골목을 살펴보며 내려오는 도중 사진으로 봤던 고양이와 상당히 흡사해 보이는 금색 털을 가진 고양이를 발견하였습니다. 고양이는 매우 불안한 상태였고 조금만 다가가도 금방 경계를 하며 도망갈 준비를 하여 더 이상 가까이 갈 수 없었습니다. 고양이 주인과 연락이 닿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저는 고양이가 도망가지 않도록 지켜보고 파트너가 급히 주인이 올라간 길 쪽으로 뛰어갔습니다. 때마침 취운정 부근에서 내려오는 주인을 발견하였고 제가 지키고 있던 고양이도 주인을 알아본 듯 경계 태세를 낮추고는 조심조심 주인을 향해 다가갔습니다. 주인 분은 자신의 품으로 돌아온 고양이를 끌어안으며 그제야 긴장이 터졌는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가 아니었으면 고양이를 찾지 못했을 거라며 감사의 인사를 하는 주인 분과 안심한 표정의 고양이를 보며 흐뭇한 표정으로 안내를 종료하였습니다.





 북촌 거점은 다른 어떤 거점보다 주민 분들과 협조하고 이해하면서 지내야 하는 거점입니다.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이기 때문에 관광객에게 정숙 관광을 부탁드리며, 주민분들에게도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것 역시 북촌 팀에서 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인데요. 도움을 요청하신 외국인 여성분은 마침 북촌에 거주를 하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우리의 작은 도움이 그 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것에 정말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족과는 다름없는 고양이를 품에 안고 북촌길을 올라가는 그 분의 뒷모습이 자꾸만 기억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