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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17일 / 삼청동 움직이는 안내소 / 한새하, 양선호 안내사


오후 2시 30분경 소선재 한식당을 지날 무렵의 일입니다. 30대로 보이는 중국 여성이 저희에게 말을 걸어오셨습니다. 무슨 일인지 여쭈어보자 택시를 타고 싶은데 이 근방에는 택시가 보이지 않는다며 택시는 어디서 타는지를 물어보셨습니다.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여쭈어보자 ‘명동’ 이라고 하셨습니다. 방향과 빨간 LED 등의 ‘빈차’ 라고 쓰인 택시가 탑승이 가능한 것을 기본적으로 설명해드리고 택시 타는 것을 도와드리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4명 중 2명은 아기를 안고 있었고 유모차도 있었기 때문에 한 택시를 타기에 무리가 있었습니다. 택시를 2대 불러야 한다고 말씀드리자 말이 통하지 않는데 같은 곳에서 내리지 않으면 만나기가 힘들 것 같다고 혹시 대형 택시가 없는지에 대해 물어보셨습니다. 대형 택시의 경우에는 예약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자, 관광객들은 불안해 하며 혹시 그럼 정확한 하차 위치를 적어줄 수 있는지 부탁하였고 저희는 ‘일행과 함께입니다. 꼭 을지로입구 5번 출구에 내려주세요’ 라는 문구가 써진 메모를 두 장 전달하였습니다. 관광객 분들과 함께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데 평일 오후 인지라 생각보다 택시가 많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도중 조금 앞 쪽에서 근처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오시는 돌봄 택시 기사 분을 발견하였습니다. 돌봄 택시에 대해 기사로 들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급히 달려가 혹시 돌봄 택시를 관광객도 이용할 수 있냐고 여쭈어보았습니다. 기사분은 교통약자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예약제로 운영이 되고 있는데 예약이 없을 때에는 일반 택시로도 이용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예약이 없는 상태라고 하시는 기사 분께 관광객분들의 사정을 이야기 하자 기사님께서는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아기를 품에 안고 유모차 2개는 휠체어 칸에 넣었습니다. 신용 카드 결제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여쭈어보니 현재 돌봄 택시는 카드 결제만 되며 지금은 3개월간 시범 운영 중이라는 말씀도 덧붙여 주셨습니다.


기사님은 중국어를 할 줄 모르는데 혹시 가다가 문제가 생기면 난처해지니 지금 이러한 상황을 최대한 잘 설명해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관광객 분들게 돌봄 택시의 이용 목적을 알려드리고 다음 예약자나 관광 약자 분들을 위해 명동 안까지 들어가는 것이 매우 혼잡하니 혹시 가능하다면 을지로 입구역 근처에서 내려도 될지 말씀드렸습니다. 관광객분들은 흔쾌히 괜찮다고 하시면서 오히려 유모차 2대라 이용이 불편하였는데 이렇게 큰 도움을 받아서 너무 편하게 가게 되었다며 저희에게 감사의 인사를 거듭하고 떠나셨습니다.


돌봄 택시와 관련된 새로운 정보도 얻고 도움도 줄 수 있어서 참 뿌듯한 안내였습니다. 최근 개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휠체어나 유모차와 함께 관광을 오는 관광객들을 왕왕 마주합니다. 단지 캐리어 하나만 들고 이동하는 것에도 많은 제약이 따르고 힘이 드는데, 휠체어나 유모차를 동행한 관광객들은 얼마나 불편할까요. 관광 약자를 위한 사소한 배려들에서부터 관광 대국으로 가는 작은 발걸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이러한 돌봄 택시가 좀 더 활성화되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약자 분들에게도 이용이 가능해진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