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한 외국인 부부의 사연



시민청 고정식 안내소 / 2019년 5월 15일 / 장선영 안내사



오후 2시 경 한가로운 시민청에 미국인 부부가 내방하였습니다. 어떤 일 때문인지 여쭈어보니 혹시 이런 업무도 도와줄 수 있냐며 조심스럽게 저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미국인 부부는 1983년에 한국에서 결혼을 하였는데, 서울 시청에서 당시 발급받았던 오래된 결혼증명서를 새로 재발급받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시민청에는 관광 안내 뿐 아니라 민원에 관련된 다양한 업무 문의가 많이 있습니다. 다른 안내소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시민청 안내소만의 특이한 점이기도 한데요. 처음 시민청에 발령 받고 민원과 관련된 여러 대처 방법에 대해 배웠을 때 혼인 관련 업무는 구청에서 하고 있으므로 내 외국인의 혼인신고는 구청으로, 결혼증명서 발급의 경우 외국인은 구청, 내국인은 시청1층의 무인민원발급기에서도 가능하다고 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구청으로 안내하기 위해 안내를 하려는 순간 그 분들이 들고 계신 이전 혼인증명서를 보게 되었습니다. city hall, seoul 이라고 발급처가 표기되어 있던 것을 보고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 다산콜센터에 한 번 더 문의를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1995년 1월 31일까지는 시청에서도 혼인신고의 접수 업무를 했으므로, 당시 시청에서 혼인 신고를 했던 외국인 분들은 구청이 아닌 시청 민원실에서 발급을 할 수 있다는 답변을 얻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을 부부에게 전달하고 민원실로 가는 방법을 안내해드렸습니다.



그러나 최근 시청 주변의 시위로 인하여 지하 1층 시민청에서 시청으로 가는 통로가 모두 차단된 상태였고, 시청의 정문 혹은 후문에서 관계자만 출입이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또한 남편분의 거동이 다소 불편해보여, 아무래도 가족들이 스스로 시청 후문을 찾아서 청경에게 민원과 관련된 업무를 설명하고 안에까지 들어가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저는 관광객에게 혹시 제가 동행 안내를 해드려도 괜찮을지를 여쭈어 보았습니다. 미국인 부부는 저의 권유에 매우 기뻐하였습니다. 함께 동행하여 열린민원실까지 안내를 해드리고, 업무가 끝날 때까지 옆에서 계속 도움을 드렸습니다. 끝나고 나오시면서 미국인 부부는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데 서울에서 외국인이 민원을 문의할 수 있는 방법이 직접 방문하는 것 말고는 없냐고 덧붙여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다산콜 센터의 외국인 상담 방법을 알려드리고 이쪽으로 전화를 하시면 영어 통역이 가능한 안내사 분이 민원 처리를 도와드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한국에 오래 살고 있었는데 이러한 것이 있는지는 몰랐다며 부부는 매우 만족스러워하였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많은 외국인 분들이 생각지도 못한 민원 업무로 내방하실 때는 조금 당황스러울 때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국인인 저에게도 생소한 민원 업무에 심지어 언어도 원활하게 소통이 되지 않는 상황에 마주한 외국인 분들에게는 얼마나 더 당황스러울까요. 민원 관련 업무는 몇 번을 해봐도 익숙해지지 않습니다만, 외국인 분들의 난처한 상황을 보고 최선을 다하지 않을 안내사는 아마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해결해드리며 이런 서비스를 제공해주어 너무 고맙다고 몇 번이나 감사의 인사를 하는 분들을 볼때마다 저 역시 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시민청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혹시라도 곤란한 일이 있으시다면 관광 안내소를 찾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