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엔젤의 또 다른 직업은 ... 탐정!?!?!?!

2019년 5월 5일 / 신촌 움직이는 안내소 / 박병제, 이상배 안내사




 5월 5일, 한창 어린이날과 골든 위크 여파로 신촌 일대가 북적거렸습니다. 오후 1시경 이대역 2번 출구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대만에서 오신 20대 커플 관광객이 저희에게 다가왔습니다. 부산에서 오전에 ktx를 타고 이제 막 서울로 도착하였는데, 서울로 출발 전 부산 고기집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그 곳에 시계를 풀고 미처 챙기지 못하고 돌아온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브랜드의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고가의 시계였기 때문에 상당히 불안해하시는 관광객 분들에게 꼭 찾아드릴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켜 드린 후 가게에 상호명을 여쭈어보았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딱히 정해서 간 식당이 아니고 길을 가다가 문을 열었길래 들어갔던 곳이라 정확한 상호명을 모르는 상태였고, 더욱이 현금으로 계산하여 영수증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알고 계신 거라고는 드신곳의 대략적인 위치와 4층에 있는 고기구이 전문점이라는 단서 뿐이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대략적인 위치조차도 굉장히 넓었기 때문에 사실상 이 단서만으로는 찾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다양하게 여러 가지 질문을 드려보았지만, 당황한 상태라서 그런지 더 이상의 힌트가 될 만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관광객 분들은 어두워진 저희의 표정을 보고 역시 힘들 것 같냐며 불안해하셨고 저희는 꼭 찾아드리겠다고 다시 한 번 약속을 드렸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실마리를 찾아나가야 했습니다. 부산, 고기, 4층 이라는 다양한 키워드로 계속해서 검색을 하였고 오전에 식사가 가능한 고깃집이 아주 많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관광객 분들에게 지도 어플리케이션으로 검색을 하여 한번씩 다 전화를 하여 여쭈어봐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에 대해 양해를 부탁드렸습니다.



 파트너 안내사와 구역을 나누어 한곳씩 전화 문의를 하였습니다. 몇 십군데나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시간이 점점 지체되었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가게에서 시계를 보관하고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고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드렸습니다. 대만 관광객 분들에게 시계를 보관하고 있다는 말을 먼저 전해주자 두 분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심하셨습니다.



 부산에 다시 갈 수 있냐고 여쭈어보았는데 일정의 여유가 없어서 힘들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며 가게분에게 양해를 구하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가게 분께서는 이 시계를 서울에 관광객 분들이 묵고 있는 호텔 쪽으로 보내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전화를 마치고 난 후 관광객이 묵고 있는 호텔에도 전화를 하여 이와 같은 사정을 말씀드리고 식당 측에 전화번호를 알려드린 후 서로 연락을 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한 후 인계해드렸습니다.



 대만에서 오신 관광객 분들은 연신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고가의 시계라서 정말 찾기 힘들것이라고 생각해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찾을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하였습니다. 불안해 보이던 얼굴 대신 밝게 웃는 환한 미소를 보자, 저 역시 굉장히 뿌듯하였습니다.



 저의 포기하지 않은 열정 못지 않게 관광객의 사정을 이해해주시고 흔쾌히 호텔까지 시계를 보내주시기로 한 가게 분의 따뜻한 마음이 있지 않았다면 이번 일이 이렇게 훈훈하게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뿐 아니라 한사람 한사람의 작은 배려가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