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지테리언을 위한 한식, 레드엔젤이 찾아드립니다.

2019년 6월 8일 / 북촌 움직이는 안내소 / 강성민 안내사



 6월 8일 오후 6시 30분경, 하루 일과를 마치고 복귀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서양권 남성 관광객 한 분이 다급히 저희를 부르시며 도움을 요청하셨습니다. 무슨 일인지 여쭈어보자 이 근처에서 이제부터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본인이 베지테리언이라 먹을 수 있는 것이 많이 한정적이라며 혹시 도와줄 수 있는지를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흔쾌히 도와드리겠다고 말씀드리고 혹시 특별히 찾는 메뉴가 있으신지, 한식을 원하시는 건지를 다시 여쭈어 보았습니다.



 될 수 있다면 한국에 왔으니 한국의 음식을 체험해보고 싶은데, 생각했던 것보다 한국의 요리에는 고기 베이스가 많은 것 같다며 아쉬워하셨습니다. 채식주의에도 많은 종류가 있는 걸로 알고 있어서 혹시 어디까지 괜찮으신지 여쭈어 본 후 근처의 채식 한식당을 알려드리기로 했습니다.


 서양 관광객분께서는 사진 한 장을 보여주셨는데, 사진에 보이는 음식은 다름아닌 미역국이었습니다. 보통 미역국은 ‘소고기’ 혹은 ‘해산물’ 이 기본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관광객 분에게 해산물은 가능한 지에 대해 여쭈어보았지만, 관광객 분이 난색을 표하며 해산물도 안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의 미역국은 기본적으로는 소고기나 해산물을 쓰고 있어서 채식 미역국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말씀을 사전에 드린 후 옆에 계신 파트너 분의 도움을 받아 근처에 있는 채식 한식당에 함께 일일이 전화를 하여 확인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시간이 조금 소요될 것 같아 관광객 분에게 양해의 말씀을 드린 후 확인을 하였는데 몇 군데 전화를 하다 보니 인사동에 위치한 채식 한식당에서 베지테리언을 위한 ‘버섯 미역국’을 팔고 있다는 말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혹시 육수로도 고기가 사용이 되었는지를 확인하고 영업시간까지 재차 여쭈어본 후 관광객 분에게 식당까지 가는 방법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관광객분은 한국에 와서 꼭 먹어보고 싶었던 메뉴인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며 덕분에 먹을 수 있게 되어 너무 고맙다며 설레는 마음으로 인사동을 향해 떠나셨습니다. 최근 영어권 관광객을 안내하다보면 채식 식당에 대해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채식 하면 당연히 샐러드를 생각하지만, 의외로 찾아보면 사찰음식을 비롯하여 한국의 음식 중에도 채식을 베이스로 한 요리가 상당히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다양한 채식 식당에 대해 공부하여 한국을 찾는 많은 여행객들이 제약 없이 맛있고 안심할 수 있는 식사를 하실 수 있게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