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0일 /명동 움직이는 안내소 / 홍승채 안내사


반려견을 위한 관광객의 조금 특별한 요청.



  오후 1시 30분 경 명동 예술 극장 앞에서 근무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내국인 여성분께서 조금 머뭇거리시며 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다가가서 도움이 필요하신지 여쭈어보자, 저의 가슴 부분에 붙어 있는 패치를 보시며 혹시 일본어를 하실 수 있다면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지 부탁하셨습니다. 당연히 도와드리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상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일본의 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강아지 전용 유모차를 사고 싶은데 일본어를 전혀 할 수 없어서 재고가 있는지 확인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 곤란하던 차였다고 하셨습니다. 관광 안내를 하시는 분들에게 이런 개인적인 요청을 드리는 것이 미안해서 말을 할까 말까 고민을 하던 도중에 다가와서 말을 걸어주셔서 용기를 냈다는 관광객분은 저에게 연락처를 넘겨주셨습니다.

 해당 전화번호는 일본 번호였고 국제 전화라 요금이 많이 부과되는데 괜찮은지를 여쭈어본 후에 연결을 시도하였습니다. 관광객분은 내일부터 일본을 가서 만일 재고가 있다면 바로 매장에서 직접 구매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전화가 연결 된 후 해당 상품의 제품 번호를 말씀드리며 재고가 있는지 문의하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재고가 있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해당 제품이 일본 뿐 아니라 한국 등에서도 상당히 인기가 많은 제품이기 때문에 관광객 분은 조금 염려하는 말투로 재고가 얼마정도 있는지, 가서 정말 구매가 가능한지를 확인해주기를 원하셨습니다. 내일 일본 매장을 방문했을 때 품절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불안해하시는 관광객을 위하여 어느 정도 재고가 있는지 재차 문의를 드렸습니다. 다행히 일본 매장에서는 품절을 걱정하지 않을 정도의 여유 재고가 있다는 답변을 받았고, 무사히 전화를 마친 후 해당 내용에 대해 관광객에게 통역해드렸습니다.


  관광객은 재고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며, 한국에서는 가격이 많이 비싸기 때문에 일본에 여행가는 김에 강아지를 위해 꼭 구매를 하고 싶었는데 도저히 연락할 방법이 전화 말고는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셨습니다. 비록 저는 반려견을 키우지는 않지만, 주변에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그 분들이 강아지를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내국인 관광객분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반려견을 위하는 관광객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저 역시도 흐뭇하였으며, 도움이 되어서 참 다행이었다는 생각을 하며 안내를 마무리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