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 사찰 성지 33곳. 그곳이 궁금하다!


2020년 1월 17일 / 이태원 안내소 / 이지혜 안내사



1월 17일 오전 10시 경에 있었던 일입니다. 일본인 관광객 한 분이 이태원 안내소에 내방하셨습니다. 관광객 분은 한국에 위치한 불교 성지 (관음사찰 33)를 방문하고 있는데 그 중에 몇 군데의 사찰을 가는 방법이 어려워 조언을 구하고자 안내소를 방문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관음사찰과 관련되어 미리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한국의 관음사찰 33곳은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선정한 것으로 불자들을 위한 순례 코스로 지정한 곳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의 사찰을 도는 순례가 일반화되어 있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약 천년 전부터 관음성지를 보는 순례가 꾸준히 이루어졌으며, 지역별로 33관음성지 순례코스를 연간 700만명 이상 방문한다는 놀라운 기사도 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곳들을 가고자 하는지 여쭈어보자 가장 먼저 영월에 위치한 ‘법흥사’ 가는 방법을 궁금해 하셨습니다. 본인이 조사한 길이 맞는지 이게 정말 최선의 방법인지를 문의하셨습니다. 기존 포털 사이트의 방법을 이용할 경우에는 산간에 위치한 사찰 등은 가는 방법이 난해하게 나오는 경우들이 있어 법흥사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방법을 검색해 봤습니다. 그러나 종종 홈페이지의 경우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오래된 정보일 수도 있으므로 확실하게 법흥사로 전화를 걸어 문의하기로 하였습니다. 서울에서 원주를 통해 주천까지 온 후 시내버스를 타는 방법을 추천해 주셨는데, 관광객에게 설명해드리자 본인이 알아본 바와 같다며 역시 그 방법이 제일 나은 듯 하다고 다시 한 번 메모하였습니다.


두 번째로는 경북 의성에 위치한 고운사에 가는 방법을 물었습니다. 방법이 너무 복잡하여 혹시 다른 방법은 없는지 문의하셨고, 고운사에 전화문의를 하여 답을 듣기로 하였습니다. 고운사에서는 안동터미널 까지 온 후 시내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다만 간격이 2-3시간 간격으로 버스를 하나 놓치면 대기 시간이 많이 길어진다는 말씀과 함께 각 시내버스의 시간표 및 버스 소요시간을 적어드렸습니다.


관광객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가는 법이 복잡하고 좀 가기가 힘들 것 같다고 하시며 혹시 33군데의 성지 중 본인이 가본 곳을 제외하고 또 비교적 가기 쉬운 곳이 어딘지를 물어보셨습니다. 리스트를 보자 저에게도 익숙한 몇 개의 사찰이 보였고, 대부분 유명한 곳은 다 가보신 터라 김천에 직지사의 가는 방법을 추천해드렸습니다. 직지사 홈페이지에는 동서울 터미널에서 김천으로 간 후 김천 터미널에서 직지사 가는 버스를 타라고 나와 있었으나 관광객의 이동 동선을 고려했을 때 고속터미널 경부선에서 출발하는 것이 훨씬 더 편할 듯 하여 고속버스 터미널로 안내를 도와드렸습니다.


안내소를 나가기 전 관광객 분은 어제는 ‘전주’에 가려고 했는데 버스표를 사는 과정에서 전주 라고 이야기 하였지만 발음과 소통의 문제로 경주 표를 끊게 되어 본의 아니게 경주를 다녀오게 되었다며 웃지 못할 여행담을 들려주시기도 하였습니다. 실제로 경주나 전주, 청주나 충주 등의 여러 비슷한 지명이 많아 한국인들끼리도 간혹 헷갈리는 경우가 많으니 지방을 여행할 경우에는 반드시 한글로 적어 표를 살 때 보여주시는 것이 안전할 거라고 당부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혹시 몰라 안내소에 비치된 한국어 전체 지도를 드리고 만일 의사 소통이 잘 되지 않을 때에는 이 지도를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관광객은 오랜 시간동안 친절하게 응대를 해주어 고맙다며 덕분에 안심하고 사찰 순례를 계속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안내소를 떠나셨습니다.


관광객이 떠나시고 난 후 어째서 관음 사찰 33곳으로 정한 것인지 혹시 의미가 있는 건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개인적으로 공부를 해보았습니다. 석가모니 부처의 현신이라고 전해지는 관음보살은 천개의 눈으로 인간들을 들여다 보고 치유한다고 믿어져 예부터 불교에 있어서는 아주 중요한 위치라고 합니다. 33가지의 모습으로 변신한다고 전해지며, 관음 사찰 33곳은 이 관세음보살의 33화현과 관련된 성지들을 말하는데요. 최근에는 힐링과 함께 이러한 템플스테이나 사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피톤치드를 느끼며 명상을 하거나, 종교 수행을 하며 안정을 되찾는 오리엔탈 문화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기가 많습니다. 이러한 관광객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관광 정보를 숙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우리에게는 사소한 작은 지명 이름들이 관광객에게는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도 다시 한 번 깨닫는 안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