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 광화문 고정식 안내소 / 서보경 안내사

한국의 매력적인 건축물을 사랑한 스페인 예술가의 이야기



10월 29일 오후 5시 경의 일입니다. 스페인 관광객 한 분이 안내소에 들어오셨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한 관광객 분은 딱 보기에도 전문가용의 DSLR 카메라를 들고 계셨습니다. 본인은 사진을 찍는 예술가라고 소개하시며 스마트폰으로 사진 하나를 보여주셨습니다. 안내사에게는 아주 익숙한 건물이었는데요. 바로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독창적인 설계로 서울의 랜드마크가 된 DDP의 사진이었습니다. 관광객 분은 이와 같은 현대적이고 독특한 한국의 건축물을 찾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곳을 소개시켜 드려야 관광객 분이 마음에 들어하실까 잠시 고민하던 저는 우선 처음으로 이화여대 ECC의 사진을 보여드렸습니다. Ewha Campus Complex 라는 이름의 ecc는 특히 빼어난 외관으로 관광객에게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인데요. 마침 관광객 분께서는 사진을 보시며 어딘가에서 소개된 것을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하셨습니다. 이름을 몰라서 어떻게 가야할지 몰랐는데 정말 다행이라며 가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셨습니다.


 그 외에도 다른 여러 건축물은 없는지를 여쭈어 보셨습니다. 저는 얼마 전 안내가 있었던 용산 부근의 아모레 퍼시픽 신사옥을 소개시켜 드렸습니다. 지하 1층부터 3층까지는 미술관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윗층은 기업의 사무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 곳역시 건축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유명한 곳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관광객분은 용산이라는 지명에 반응을 보이시며 들고 계신 카메라를 가리키며 가 본 적이 있다고 반가운 기색을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청담동에 위치한 카페 디올도 보여드렸습니다. 청담에 위치한 카페 디올은 하우스 오브 디올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요. 디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매장과 함께 위에는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카페로 운영하고 있어 최근 아주 인기가 많은 핫플레이스이기도 합니다. 겉 모습부터 내부에는 디올과 관련한 그림이나 제품 등이 많기 때문에 사진을 찍기에도 적합한 곳인데요. 디올의 카페라는 말에 관광객 분도 상당히 흥미로워 하시며 모처럼이니 세 군데를 전부 가보아야겠다고 웃으셨습니다.


안내를 받고 나가려는 관광객 분을 보며 마침 안내소에 구비되어 있던 스페인어 한국 가이드북을 꺼내 들었습니다. 혹시 스페인어 가이드북이 필요한지를 여쭈어보니 한국에는 아직 스페인어로 된 지도가 많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너무 필요했다고 하시며 기뻐하셨습니다. 최근 안내소를 방문하는 관광객들 중에는 한국의 전통적인 것을 찾는 분들도 많지만, 이렇게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한국의 건축물을 찾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늘 관광객 분들에게는 아름다운 한국적인 미를 소개해드리고자 노력했는데, 언제부터인가 독창적인 건축물을 찾는 관광객 분들이 늘어나며 이러한 분들의 니즈에 맞추고자 서울 곳곳에 있는 아름다운 현대 건축물을 찾아보며 저 역시 감탄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렇듯 서울은 전통과 현대로 대두되는 극명한 두 가지의 컬러가 조화롭게 섞여 있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운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서울에 와서 다이나믹한 서울의 여러 모습을 즐기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