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토요일 / 삼일교 고정식 안내소 / 윤다희 안내사


- 한국만 10번째 방문. 새로운 자극이 필요할 땐?



11월 주말은 삼일교 안내소 주변이 유난히 북적스럽습니다. 바로 11월 초에 매년 열리고 있는 서울의 대표 축제인 ‘서울 빛초롱 축제’가 열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삼일교 안내소 바로 옆에 있는 청계천에는 아름다운 등불이 저녁마다 환하게 비추고 있어서 특히 이 시기가 되면 내외국인 모두가 청계천에 와서 등불과 함께 서울의 가을을 즐기곤 한답니다. 평소보다 분주하지만, 많은 관광객이 축제를 즐기러 오시기 때문에 저희 안내사들 역시 축제에 들떠 있는 관광객들을 보며 같이 흥겨운 기분이 되는데요. 오후에 이스라엘에서 오신 관광객 한 분과의 에피소드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여유로운 미소가 인상적인 관광객 분께서는 무려 서울에 10번 이상 방문하신 분이셨습니다. 출장 차 방문한 관광객께서는 시간이 날 때마다 관광을 하는 것을 즐겨 하는 편이라 이제 유명한 안내지는 다 가보았고 혹시 새롭고 특이한 관광지가 있는지 문의를 하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일단은 빛초롱 축제를 즐긴 후 이 주변에서 볼 만한 색다른 관광지가 있냐는 물음에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아주 인기가 많은 인스타 핫플레이스 ‘익선동’과 ‘을지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지 여쭈어보았습니다. 두 곳을 컴퓨터로 검색하여 사진과 함께 간략하게 설명을 드렸는데 특히 관광객 분은 ‘을지로 노가리 골목’에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노가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진을 보여드리며, 작은 명태의 새끼를 노가리라고 부르고 이것을 살짝 구워 한국 고추장과 함께 찍어먹으면 맥주 안주로 최고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관광객 분은 기뻐하며 한국의 생맥주와 함께 먹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또 이전에 한국에 방문했을 때 시청의 정동전망대를 추천받아서 가보았는데 너무 아름다운 곳이었다고 하시며 혹시 이와 같이 궁궐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있는지에 대해 문의하셨습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보았던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8층에 위치한 황토마루 정원이 떠올랐습니다. 혹시 이 곳에 대해 아시는지 먼저 여쭈어보았는데 다행히 관광객 분께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사진과 함께 대한민국 역사 박물관이라는 국립 박물관 8층에는 옥상이 있는데 이 곳에 가면 경복궁이 한 눈에 보이는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라고 소개해 드렸습니다. 사진을 보고 관광객 분은 매우 기뻐하며 자신이 딱 찾고 있는 그런 곳이었다며 안내소에 방문해서 물어보길 정말 잘했다고 하시며 기분 좋게 안내를 마쳤습니다.



다음날 오전 관광객은 다시 한 번 삼일교 안내소를 방문하셨습니다. 어제 덕분에 즐거운 여행을 했다고 하시며 본인이 찍은 사진을 자랑하시는 관광객을 보자 마음이 뿌듯하였습니다. 혹시 아직도 새로운 관광지를 알고 있는지 여쭈어보셔서 여러 가지를 제시해 드렸는데 그 중에서도 문화비축기지와 올림픽 공원 나홀로 나무에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문화비축기지는 원래 석유비축 기지로 활용되다가 2002년 월드컵 때 폐쇄된 곳을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구성 한 곳입니다. 올림픽 공원의 나홀로 나무도 사진 스팟으로 굉장히 유명하다는 소개와 함께 특히 11월에 가면 울긋불긋한 단풍과 들꽃으로 여기저기 사진기를 돌리는 곳마다 명소라고 소개해드렸습니다. 관광객 분은 나홀로 나무의 사진을 보며 꼭 삼각대를 이용해 이 곳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두 군데의 가는 방법을 설명해 드린 후 안내를 마쳤습니다. 관광객 분은 연속으로 이틀이나 방문하여 물어보았는데 본인이 알지 못한 매력적인 관광지를 소개시켜 줘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안내소를 자주 이용해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관광지를 소개시켜 드릴때마다 눈을 반짝이며 흥미를 보이시는 관광객 분들을 보면 이루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끼곤 합니다. 10번 이상 서울을 방문했던 관광객 분께는 이제는 많이 익숙해져 있을 서울인데요. 저를 통해서 서울의 다양한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관광지에 대해 열심히 숙지하여 안내소를 찾는 관광객들의 맞춤 관광지를 찾아드릴 수 있는 안내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