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에게 143번 버스가 인기 있는 이유는??


11월 4일 월요일 / 광장시장 움직이는 관광안내소 / 위빛나, 김성훈 안내사



오후 5시 30분 경 광장시장의 만남의 광장은 저녁 먹거리 야시장을 찾으러 온 관광객들로 활기를 띠는 시간입니다. 일본인 관광객 한 분께서 저희를 찾아오셔서 마약김밥에 관해 여쭈어보셨습니다. 광장시장에 있는 ‘마약김밥’을 꼭 먹어보고 싶다는 문의에 혹시 찾는 가게가 있는지 여쭈어 보니 ‘ㅇㅇ김밥’이라고 써 있는 종이를 보여주셨습니다. 1호점과 2호점이 있는 곳이기에 둘 중에 특별하게 찾으시는 곳이 있는지를 재차 여쭈어보고 2호점을 가고 싶어 하시는 관광객 분께 2호점을 안내해드렸습니다. 어째서 마약 김밥이 인기있는지를 물어보셔서 마약 김밥은 소스와 함께 찍어먹는 이색 김밥인데, 그 맛이 마약처럼 중독성이 강해서 자꾸 생각나는 맛이라 마약 김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설명해드렸습니다. 일본인 관광객은 설명을 듣고 매우 흥미로워하면서 얼른 먹어보고 싶다고 웃었습니다.


 몇 분 후 관광객은 가시던 발걸음을 돌려 다시 찾아오셔서 143번 버스를 타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143번 버스를 타시고 어디를 가시는 건지 여쭈어보았는데 관광객은 의외의 대답을 하셨습니다. 버스에 앉아서 시내 구경을 하고 싶다는 말씀과 함께 일반 버스를 타고 서울의 이곳저곳을 둘러 볼 수 있어서 시티투어 버스와는 또 다른 묘미가 있는 로컬관광이라 한국을 찾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143번 버스 관광이 유명하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일반 버스를 타고 서울을 한바퀴 도는 관광이 유명하다는 재미있는 사실과 함께, 지도 어플리케이션에서 143번 버스를 검색하고 어떻게 돌아가는 노선인지를 보여드렸습니다. 143번 버스는 강북과 강남을 전부 도는 코스이기에 강북으로 가실건지 강남으로 가실건지를 여쭈어 보았습니다. 관광객분은 어차피 한바퀴를 전부 돌 것이기에 가장 가까운 정거장을 안내해달라고 하셨고, 북1문 중앙차선에 있는 강북방향 버스정류장을 표시해드린 후 가는 법을 안내해 드렸습니다.

시내버스를 타고 한바퀴를 도는 코스이기에 혹여나 계속 내리지 않고 있는 승객을 이상히 여길 수도 있을 것 같아 노파심에 기사님에게 보여드릴 메모도 적어드리겠다고 하시니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버스가 차고지나 회송지에 가서 한 번 쉬고 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 그럴 때는 당황하지 마시고 이 메모를 보여달라고 말씀 드린 후 메모를 적어드렸습니다. ‘서울 시내를 관광하기 위해 버스에 타고 있어요. 한 바퀴를 돌고 싶습니다. 회송지에서 돌아갈 때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면 말해 주세요’ 라고 적힌 메모를 쓴 후 어떤 내용이 적혀 있는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지방 사람인 저도 서울에 처음 왔을 때 버스 방향을 잘 몰라서 반대로 탄 후에 차고지에 갔다가 추가 요금을 낼 뻔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관광객 분이 당황하실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관광객 분은 메모를 소중하게 가방에 챙긴 후에 사실 일본어 안내가 나오지 않는 한국 버스를 타는 것은 본인에게도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고 하시며 세심하게 안내사가 챙겨준 덕분에 안심하고 서울 시내 관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감사의 인사를 하고 즐겁게 버스 투어를 떠나셨습니다.



일반 버스를 타고 시내를 도는 관광이 유명하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사실 여러 대중 교통 수단이 있지만 버스같은 경우에는 안내 음성이 해당 언어로 나오지 않고, 자칫하면 내릴 곳을 지나치기 십상이라 안내를 하면서도 늘 불안한 마음에 몇 번째 정거장인지 어떤 곳에서 내려야 하는지를 몇 번이나 확인시켜드리고 안내하는 편입니다. 143번 버스는 광장시장 근처에 있어 종종 안내를 하지만 이렇게 투어로 활용한다는 정보는 처음이었습니다. 궁금한 마음에 일본 사이트에 검색을 해보니 정말 143번 버스 투어 관련 글이 이미 많이 올라와 있어서 신기한 기분이었습니다. 개인 관광이 늘어나면서 남들이 알지 못하는 숨은 매력을 찾기 위한 관광객들의 변화하는 관광 패턴을 보며 늘 지리나 관광 정보를 열심히 숙지해서 이런 관광객에 니즈에 맞춰 즐거운 한국 여행을 할 수 있게 도와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안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