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뮬리와 함께 하는 서울의 가을.


10월 15일 화요일 / 홍대 고정식 안내소 / 남인혜 안내사




10월 15일, 중국인 가족 관광객 3분이 안내소를 방문하셨습니다. 단풍을 보러 왔는데 생각보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아 아쉽다는 말씀을 하시며 10월에 단풍이 예쁘다고 했는데 왜 철이 되지 않았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요즘 날씨가 따뜻해진 탓에 단풍이 예년보다 조금 늦게 들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대신 설악산과 같은 곳은 지금도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었다고 사진과 함께 보여드렸습니다. 관광객은 이런 단풍을 원했다고 하시면서, 조금만 더 늦게 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운 마음을 표현하셨습니다.



 이윽고 관광객 분은 사진 한 장을 보여주시며 단풍을 보지 못해 이것저것 찾아 보던 중에 인터넷에서 이것을 보았는데 너무 예뻐서 꼭 가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진을 보니 요즘 관광객에게 단풍만큼이나 인기가 많은 핑크뮬리였습니다. 사진에 있던 곳은 양주에 위치한 나리공원이었는데, 양주 나리공원에서는 9월부터 천일홍 축제와 함께 핑크뮬리가 흐드러지게 펴서 인생샷을 찍기 위한 장소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우선 관광객 분께 이 곳은 경기도 북부에 위치하고 있어서 홍대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2시간 정도 걸리는데 괜찮으신지를 여쭈어보았습니다. 아이가 동행하는지라 잠시 망설이시던 관광객은 혹시 다른 사진을 보여줄 수 있는지 문의하셨고, 블로그를 검색하여 다른 경치를 보여드리니 매우 기뻐하시며 이 곳을 꼭 가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여 9월 28일부로 축제가 종료되고, 공원도 폐장했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습니다. 관광객에게 현재 이러한 상황으로 경기도 일부 관광지가 폐장을 했는데 나리공원 역시 이 중 하나라고 말씀을 드리자 꼭 단풍을 보지 못해 가보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워하셨습니다. 두 번이나 실망을 하신 관광객 분에게 혹시 서울 내에도 핑크뮬리를 볼 수 있는 관광지가 몇 군데 있는데 마침 이 곳에서 가까운 곳에서도 억새와 핑크뮬 리가 아름다워 사진이 잘 찍히는 명소가 있다고 소개해드렸습니다. 바로 홍대에서도 가까운 하늘공원이었습니다. 마침 3일 뒤부터 억새 축제가 시작되고 있어 관광객 분의 일정을 여쭈어본 후 3일 뒤부터 축제가 시작하니 혹시 당장 내일이 아니어도 괜찮으시다면 3일 뒤에 가보는 것은 어떤지 권유하였습니다. 관광객 분은 하늘공원 억새축제의 사진을 보시며 이 곳은 처음 보는 곳인데 너무 아름답다고 하시며 꼭 가보고 싶다고 긍정적인 대답을 해주셨습니다.



가는 법을 설명해드리자 관광객은 마지막으로 혹시 아까 그 돼지열병으로 인하여 또 폐장하거나 영향이 있는 관광지가 있는지를 여쭈어보셨습니다. 현재 파주쪽과 dmz 관광투어 역시 중단된 상태임을 알려드리고 서울 내에 관광지에는 아직까지 폐장 소식은 없다고 말씀드리자 관광객 분이 안심하시며 혹시 저 질병이 사람에게도 영향이 있는지를 걱정하셨습니다. 사람에게는 전염성이 없다라고 말씀드리자 관광객 분은 안심하시며 마침 오늘 삼겹살을 먹을 예정이었다고 하셨습니다. 안내소에 오지 않고 그냥 나리공원에 갔다면 2시간이 넘는 거리동안 헛걸음을 한 뻔 하였다며 감사 인사를 남기고 관광객은 안내소를 떠나셨습니다.




최근에는 ‘인생샷’이라는 것이 트렌드가 되어 가고 있는 듯 합니다. 구체적인 관광지를 여쭙기 보다는 현지 안내사에게 ‘인생 샷을 찍을 수 있는 숨은 명소’를 묻는 관광객분들이 국적을 불문하고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광객의 니즈에 맞출 수 있도록 계절별로, 장소별로 사진을 예쁘게 찍을 수 있는 일명 ‘인스타 성지’를 공부해보는 것도 흐름에 맞는 안내를 할 수 있는 좋은 방법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