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4월 05일 / 신촌 움직이는 안내소 / 박병제 니타아야 안내사


4월 5일 오후 12시경의 일입니다. 이대역 부근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여중생으로 보이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습니다. 혹시 어디를 찾는건가 싶어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말을 건네자, 학생분들은 저희를 보고 안도하며 사진관을 찾고 있는데 위치를 모르겠다고 하였습니다. 스마트폰 속에 나와 있는 사진관은 이대에서도 안내가 잦은 유명한 사진관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코로나 때문에 친구들과 중학교 졸업 사진도 못 찍고 만날 수도 없어서 자체적으로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러 왔다는 말과 함께 이제 고등학교를 올라가면 다 따로 떨어질 수도 있는데, 만날 수도 없어서 이번이 아니면 못찍을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저희는 사진관의 오픈 시간을 확인한 후 지도에 표시해드리며 가는 방법을 설명해드렸습니다. 몇 번이나 배꼽 인사를 하며 기쁜 얼굴로 사진관을 향해 떠났습니다.


 근무를 다시 한 지 10분 정도 지났을까 즐거운 표정으로 길을 나섰던 학생들이 다시 저희에게 돌아왔습니다. 영문을 물어보니 사진관의 문이 닫혀 있었다면서 실망감이 가득한 표정이었습니다. 마침 예전에 급한 용무로 사진관 사장님의 전화번호를 받아 놓은 적이 있었기에 직접 전화를 걸어 사정을 여쭤보았습니다. 사장님께서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조금 늦게 되었다며 지금 가고 있으니 한 10분 정도 뒷면 도착할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학생 분들에게 이 사실을 다시 전해드리자 기뻐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사진에 안도하였습니다.


학생분들은 떠나기 전에 이 에피소드도 추억이 될 거라며 저희에게 함께 사진을 찍어줄 수 있는지 요청하였고 기쁜 마음으로 학생들의 추억의 한페이지에 장식될 사진을 찍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학생 분들 역시 많은 지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졸업사진도 찍지 못했다는 말이 가슴에 남았습니다. 인생에 한 번뿐인 빛나는 청춘, 코로나로 인하여 일상 생활에 많은 부분이 파괴되었는데요. 소중한 친구와의 우정을 만들기 위해 저희를 찾아온 학생 분들을 보며 비록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로 자주 만날 수 없더라도 끈끈한 우정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고, 저 역시 제 오랜 기억 속에 남은 동창들을 떠올리며 훈훈하게 미소지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